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자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자
  • 이옥순
  • 승인 2010.03.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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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순 빛고을시민생협 이사장

요즈음 거리 곳곳에서 건물 하나를 거의 포장하다시피 걸려있는 현수막을 자주 본다.

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후보임을 알리기 위한 현수막이다. ‘광주 ○○○후보 ○○○입니다. 시민을 하늘같이 섬기겠습니다.’

6월 2일 선거에 대해 내 주변의 많은 이들은 별 관심이 없다.

나 또한 활동하고 있는 곳의 총회 준비에 큰아이 입학식에 자질구레한 집안일에 늘 하루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려 남의 일 인양 싶다.

8번이나 투표해야 된다고?

그러던 중 며칠 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몇 마디에 귀가 쫑긋해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 한 사람당 4장씩 두 번 나눠서 8번 투표를 해야 된다는 말인 데요. 1차 교육감, 교육의원, 지역구 시·도의원, 지역구 구·시·군의원, 2차 시·도지사, 구·시·군장. 비례대표 시·도의원, 비례대표 구·시·군의원, 어쩌구 저쩌구’

“뭐가 이렇게 복잡한 거야, 8번이나 투표를 해야 된다고?”

순간 학창시절 시험공부 안하고 가서 쭈~욱 한 번호만 찍던 생각이 절로 나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지만 이러고 넘길 일은 아니니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싶었다.

그럼 뭐부터 알아봐야 할까?

우선 우리 마을에 후보가 누구인지부터 알아봐야겠지. 그 후보가 뭘 하려고 하는지도 눈 여겨 봐야겠네. 정말 학창시절 안하던 공부를 지금 해야겠네. 아 심란하다. 내 안에서 느껴지는 벽들…. 선거 날이 가까워지면 전단지 쭉 늘어놓고 날 밤 한번 세지 뭐. 아님 진짜로 아까 문득 떠올랐던 생각대로 그냥 가서 쭈~욱 ○번만 찍고 나와? 별별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아이고 나중에 생각하자!

이렇게 결론짓게 된 것은 내 성격 탓도 있겠지만, 나만의 고민은 아닌 듯하다. 사실 너무 복잡하다. 그렇다고 해서 후보들이 일일이 나를 찾아와서 저는 이렇게 하렵니다, 할 것도 아니고 내 앞에 닥친 일들도 많은데 일일이 그들을 찾아다니면서 물어볼 시간도 여유도 우리에게는 없다. 그렇게 되면 후보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쉬운 예가 누구누구와 어떤 사이라더라, 어디 학교를 다녔다, 소위 말하는 학연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더 있을까 싶다. 왜, 나는 그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6월 2일은 나들이 대신 투표장으로 

많은 이가 아이들 학원 보내면서는 사전조사에 정보교환과 나름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이 학원은 어때? 저 학원은 저래, 꼼꼼하게 따지고 따져서 가장 잘할 것 같거나 이미 보여지는 실적 그것도 한 줄서기의 편에 있는 곳에 보낸다. 내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잘하고는 뒷전으로 보내지고. 물론 여기에는 많은 갈등을 가지고서 하는 선택이겠지만 그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욕을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고 싶다. 보이는 돈(학원비)과 잘 보이지 않는 돈(세금)에 대해서 말이다. 학원비는 오늘 당장 내 통장에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세금은 한 단계를 거쳐서 나가기 때문에 조금은 덜 따져지게 되는 것 또한 인정하자. 그렇다하더라도 당장 선택해야하는 학원은 따지면서 우리 아이들 교육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교육위원이나 교육감, 우리의 삶을 참 살고 싶게도 그렇지 못한 곳으로도 만들 수 있는 자치단체장의 선거에 이제 좀 더 따지고 꼼꼼하게 알아봐서 선택을 하자는 것이다. 6월 2일 그날은 어디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의 여행 계획 말고 꼭 투표장으로 가족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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