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그러나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사람은 0.1할(1%)도 안 된다. 돌이켜 생각 해 보면 ‘교도소’에 감금되어 살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자라고 느끼게 된다.
그것도 정작 죄를 짓고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됐다면 몰라도 뉴욕 소재 사회과학대학원(New School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13년 여 동안 황금 같은 청춘을 보낸 그는 어찌 견딜 수 있었을까 싶어 가슴이 썰렁했다.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라고 노래를 부르며 기도했지만 하나님께서도 모른 채 하시었다고 술회했다.
한 평 감옥 독방!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독방 생활 5년 만에「몸」에 대한 깨달음은 구원의 빛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 평짜리 감방에서 내가 바로 우주로구나!’ 그것을 깨닫는 순간 세상이 그때부터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방 안에 파리 같은 것이 날아오면 귀찮아 쫒아버렸지만 ‘아! 저 녀석도 내 몸의 일부로구나’ 하면서 같이 대화하며 자기와 접하는 모든 것을 자기 몸의 확장으로 인식하게 됐다니…. 뿐만 아니라 하찮은 들풀 하나하나가 어찌나 귀하게 여겨졌다니 그의 삶의 모습이 눈물겹기까지 했다.
그는 감옥에서 어렵게 구한 씨앗과 들풀을 가꾸며, 야생초에 반해 야생초 연구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만성기관지염과 나약한 몸을 고치기 위해 풀잎을 뜯어 먹고, 차로 끓여 먹으면서 그들을 ‘옥중 동지’였다고 서슴없이 고백하는 그의 글들엔 감옥 생활의 애환이 가득하다.
그 뿐이랴. 옥중에서 야생초에 대한 그의 관찰과 연구는 전문가 수준을 훨씬 뛰어 넘었으며, 이 관찰기록은 식물적인 견해를 넘어 삶의 성찰과 인간관계에 대한 묵상으로 확산되어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전해지는 들풀 향기 가득한 생명의 고백서였다.
지옥 같은 감옥 생활도 이쯤 되면 환경을 초월하여 천국이 아닌가 싶어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자기를 되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