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을 찾아 전라도 곳곳을 헤매고 다녔다. 전라도 토종을 찾아 나서는 일은 민중들의 삶의 현장을 더듬는 과정이기도 했다. 언제 봐도 정겹고 포근한 전라도의 산과 들 그리고 바다에는 누백누천년을 이어온 민중들의 건강한 맥박이 뛰고 있었고 그 안에서 전라도 토종들도 옛 모습 그대로 때로는, 조금은 달라진 모습으로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전라도 토종의 건재한 모습을 확인한 것은 소기의 성과다. 그러나 ‘먹을거리’로 국한한 탓에 식물이나 종자 등 저가로 밀려드는 중국산에 숨도 못 쉬고 사라져 가는 토종의 현주소를 전하지 못한 아쉬움도 한편으로 든다.
연재 첫 회에도 언급했듯이 토종을 찾는 일은 우리 문화를 찾는 일이고 자원시대에 대비해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우리 땅, 우리 삶의 일부분 혹은 언저리에서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해온 토종은 그러나 그 동안 시대에 뒤쳐진 존재로, 개량의 대상으로 홀대를 받아왔다.
그간 연재된 전라도 토종들은 관련 연구기관이나 지자체, 농어민들에 의해 새로운 환경에 맞게 거듭나는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랜 기간 이 땅의 풍토에 맞게 적응해온 내성을 이용해 더욱 거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우량 품종을 개량하는 작업에서부터 외래종으로부터 맞설 지혜를 고민하기 위한 공동의 모색까지 토종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토종 파수꾼이던 문옥순 함평군 손불면 엽삭젓 보존회장의 별세 이후 완전히 이 땅에서 사라져버린 ‘엽삭젓’과 같은 토종의 절멸을 목도하는 일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앞으로도 사라져 가는 전라도 토종의 역사와 흔적을 기록하는 작업을 쉬지 않을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연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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