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서 '여성'은 없다
'친구'에서 '여성'은 없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선 시민기자

최근 영화 '친구'를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친구는 엄청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고마해라. 마이무따 아이가" 이러한 대사들은 친구를 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유행어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난 후 '우리 사회에 있어서 친구란 무엇인가'란 생각보다는 의아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어째서 여성들은 친구를 보고 아무런 반론도 제기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남성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친구의 세계에서 여성인 진숙이 설자리는 좁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영화 `친구`에서 우리 사회 문제로 삼아오던 여성상을 전형으로 그리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여성'은 '남성' 부각시키기 위한 매개체일뿐

처음 진숙은 4친구의 이상형으로 등장하며 친구라는 관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준석의 요구에 의해 경택에게 입술을 주게 되면서 문제는 시작된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에서 준석과 경택 사이를 돋보이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건도 아닌 여성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 자체에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친구'에서의 진숙, 그녀는 다른 출연자의 삶을 보이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에 불과하다

눈을 크게 뜨고 영화 '친구'를 보라

이후에 보이는 진숙의 모습은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친구의 세계에서 타락하게 된다.
마약중독자인 준석의 아내가 된 진숙은 결국 성적해소의 대상으로, 남편의 폭언에 고분할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여성으로 등장한다. 단지 마약중독자인 준석의 폭언을 받아주는 대상으로서 준석의 비참한 생활을 보여주는 매체의 일부일 뿐인 것이다.

여성들은 영화 '친구'를 보며 대체 무엇을 느꼈는가. 준석과 동수가 던지는 현실에서 친구의 관계에 대해 심취하여 자신들의 이야기에 눈을 돌리지 못했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자신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을 비참하게 말하는 매체에 분노를 표하라. 여성들은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영화는 가상의 세계를 이야기하지만 그 가상의 세계를 이루는 근본은 현실이다"
(unews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