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너그럽게 애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늘 너그럽게 애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8.24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희호씨 ‘마지막 연서’와 비서진의 ‘마지막 보고’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47년을 함께 한 ‘동지’이자 ‘반려자’인 부인 이희호씨는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평생 정치적 고난과 시련, 영광스러운 순간을 함께한 남편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에서 마지막 인사를 편지로 대신했다.

고인에게 다가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참관의식에서 이씨가 미리 써둔 편지를 김 전 대통령의 비서진이 낭독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너그럽게 모든 것 용서하며 애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당신을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 편히 쉬시게 하실 것입니다. 어려움을 잘 감내 하신 것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승리의 면류관을 씌워주실 줄 믿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아내 이희호 2009. 8. 20”.


이씨는 이 편지를 자신의 책 <동행>의 첫 장에 썼다. 유족들은 <동행>과 손수건·손뜨개 담요·성경을 관속에 넣어 고인과 함께 보냈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진도 입관식에서 ‘마지막 보고’를 했다.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께서 평소 하신 말씀을 잘 명심해 기억하겠다”며 인사를 건넸다.

“첫째, 여사님 걱정은 마십시오.
대통령님을 모셨듯 여사님을 모시겠습니다.대통령님은 남북관계에 큰 걱정을 하셨습니다. 이제 서거하시면서 국민 통합의 길이 열렸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조문단을 파견해주셨습니다. 정부도 이들을 정중히 안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들이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평소에 그렇게 말씀하시던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잘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