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물렀거라! 정일품 ‘민어’ 납신다
무더위 물렀거라! 정일품 ‘민어’ 납신다
  • 이돈삼 시민기자
  • 승인 2009.08.14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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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기인 7~8월 맛 으뜸…임자도 권할 만

▲ 민어는 옛부터 여름 보양 음식으로 즐겨먹었다. 민어는 7월과 8월이 제철이다. 한 식당에서 민어를 다듬고 있다.
입추가 지나고 말복도 지났다. 서서히 가을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할 때다. 그런데 웬걸? 장마와 태풍이 지난 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늦더위의 기세가 보통이 아닐 것 같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이 무더위를 음식으로 식혔다.

그 중에서도 민어 요리는 첫 번째 손가락에 꼽혔다. 하여 조선시대엔 무더위를 식히는 음식으로 일품 민어탕, 이품 도미탕, 그리고 삼품이 보신탕이었다. 복날 양반은 민어탕을, 상놈은 시냇가에 모여 보신탕을 즐겼다는 말도 전해진다.

하얀 살에 연분홍빛이 감도는 민어는 뭉텅뭉텅 썰어진 회를 초장에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기름기가 있는 뱃살은 쫄깃쫄깃하고 구수하다. 부드럽고 담백하기도 하다.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다. 묵은 김치에 싸 먹어도 별미다. 쑥갓과 애호박, 미나리, 팽이버섯 등에다 고추장을 풀어 끓인 민어탕도 그만이다. 이 탕은 뜨거울 때 먹어야 더 시원하다.

이 뿐인가. 민어는 버릴 게 없다. 살짝 데친 껍데기는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함이 입 안 가득 맴돈다. 지느러미나 부레도 맛있다. 아가미도 무쳐 먹고 뼈도 다져서 먹는다.

이 민어가 제 철을 맞았다. 민어는 산란기인 7~8월이 가장 맛있다. 민어는 신안 임자도나 지도 부근에서 잡힌 걸 으뜸으로 친다. 민어(수컷)값은 1㎏에 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이맘때 2만5000~2만8000원 했던 것에 비하면 아직도 비싸지만, 일 년에 한번 맞는 민어 철을 그냥 보내기에 서운하다.

임자도로 가보자. 임자도 하우리 포구는 전국 제일의 민어 어장이었다.

한때 민어 잡이 배와 고기를 받아내는 부선들이 모여들어 파시가 형성됐던 곳. 하여 요즘도 민어 잡이를 위해 얼음포대를 싣고 출어준비를 하는 어선을 쉽게 볼 수 있다.

민어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은 대광해수욕장 앞에 줄지어 있다. 10만 원 정도면 4명이 민어를 배부르게 먹고 식사까지 할 수 있다.

민어를 맛본 뒤엔 대광해수욕장의 백사장을 걸어보는 게 좋겠다.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 모래해변 가운데 가장 길고 넓은 곳. 그 길이가 자그마치 12㎞나 된다. 이른바 ‘명사 삼십리’다. 손톱만한 엽낭게들이 모래 속으로 파들어 간 흔적인 둥근 모래경단도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해넘이도 황홀하다.

임자도에 가려면 신안군 지도읍 점암 선착장에서 철부도선을 타야 한다. 철부도선은 수시로 운항한다. 점암 선착장에서 첫배가 아침 7시, 막배가 밤 11시에 출발한다. 임자도에선 첫배가 아침 6시30분, 막배는 밤 10시30분에 나온다. 

대광해수욕장 인근 식당은 유랜드식당(261-5454), 털보네식당(262-0010), 편안한식당(262-0300), 해비치식당(275-5678), 신안가든(262-7711) 등이 있다. 면소재지인 진리의 신안횟집(275-3025), 제일횟집(275-3192)에서도 민어요리를 한다.

▲ 대광해수욕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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