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9월말까지 별관문제 정리”
“늦어도 9월말까지 별관문제 정리”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8.06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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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병훈 추진단장 “정치적 해석 때문에 면담결과 혼선”

ⓒ 오마이뉴스 제공
지난해 6월부터 불거진 구 전남도청 별관 철거논란과 관련 문화부가 일부 보존안 등에 대해 재검토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10인대책위와 유인촌 장관의 면담 결과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은 3일 오후 가진 <시민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면담 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박광태 광주시장과 조용택 의원이 정치적으로 해석해 버렸다”면서 “지역 정치인들이 두 개안을 건의했다고 해서 기존의 원안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게 된 것은 면담 결과에 대한 10인대책위와 문화부의 발표 내용과 방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박광태 시장과 조영택 의원 등 10인대책위는 “정부는 10인대책위가 건의한 2개안에 대해 설계자의 기술적 자문과 조성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가능한 안을 검토해 통보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10인대책위는 2개의 건의된 중재안에 대해 하나의 안이 선택될 것으로 믿는다”고 발표했다.

10인대책위의 발표대로라면 문화부는 별관 완전철거(현 설계안) 입장을 배제하고 1/3보존안과 게이트안(5월의문) 등 2개안 중 1개안을 최종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병훈 단장은 “10인대책위가 제안한 2개의 안에 대해 유 장관은 ‘둘 다 옹색해서 안타깝다’ ‘나중에 욕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면서 ‘전당 원설계안대로 가되 시민들이 원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히려 도청별관을 전체적으로 원형보존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 일 수 있겠다’고 말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추진단은 ▲원 설계대로 추진 ▲도청별관 원형유지 ▲오월의 문 설치 ▲1/3원형 유지 등 모두 네 개안에 대한 장단점을 정리할 것이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장관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서 늦어도 8월말이나 9월까지 도청 별관 문제를 정리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국책사업을 여론조사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지만 광주시민의 의견이 굉장히 많이 참조될 것이다”며 시민여론 수렴 방식에 대해선 “방법을 정부가 말할 입장은 아니고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 현명한 수렴 방법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단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오마이뉴스 제공
▲ 유인촌 장관과 박광태 광주시장, 조영택 의원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혼선과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행정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혼선이 있을 수 없다. 국책사업은 법정계획을 수립해서 진행하는데 법정계획 속에는 설계안까지 포함돼 있다. 법정계획을 갖고 진행되고 있는 국책사업이 지역 정치인들이 두 개안을 건의한다고 해서 기존의 원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럴 것이다. 만일 원래 추진사업을 없애려면 절차를 밟아야한다.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야 한다.
문화관광부 안은 원래 계획대로 가되 상징성을 보완해서 갈 것인지가 1안이다. 유 장관은 그날 ‘도청별관 1/3 유지나 오월의 문 안 등 절충안은 원형보존도 아니고 완전철거도 아니어서 나중에 욕을 얻어먹을 수 있다‘고 분명히 지적했다. 다만 10인 대책위가 제안한 두 안이 상징적 안이라고 했고, 기본적으로 원설계안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전당건립은 원설계안대로 가되, 시민들이 원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히려 도청별관을 보존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일 수 있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정상적으로 추진되어오던 안이 장관과 정치인이 만나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 면담 결과에 대해 이 단장과 박 시장, 조 의원의 해석이 다르다.
“해석이 다른 이유는, 유 장관이 ‘원래 계획대로 가는 것이 좋지만 나머지 세 안(원형보존, 오월의 문 설치, 1/3보존)도 봅시다’라고 말했다. 정부부처 어느 공무원이 장관과 뜻을 다르게 하며 사업을 추진하겠느냐. 문화부가 녹취한 것을 다시 들어봐도 안(면담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박 시장과 조 의원이 정치적으로 해석해 버렸다.”

▲ 시민사회와 정치권 등 지역사회와 대화와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닌가.
“정말 이야기 많이 했다. 토론도 많이 하고. 하지만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들이 있더라. 특히 그런 분들 중 태반이 복합문화시설의 성격에 대해서 이해가 낮다. 시민들 역시 아시아문화전당이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쉽게 얘기해서 아시아문화전당은 창작이 있고, 창작자간 교류가 있고, 창작물에 대한 시장이 서고,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이 이뤄지고, 새로운 전문인력에 대한 교육 등이 총체적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곳은 없다. 광주가 출발하고 나니까 중국·대만·싱가포르 등이 자기들도 하겠다며 바로 따라 나오고 있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으니 몇 발 먼저 가야 경쟁력의 우위가 확보되는데 지금 이 문제로 앞으로 나가고 있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 박 시장과 의견 차이에 대해서 조율할 것이 많지 않았나.
“차이가 있을 겨를이 없었다. 박 시장님은 유니버스아드대회 유치 때문에 바빴다. 박 시장이 추진단이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일이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대단히 섭섭하다. 감정적으로 했으면 토론회 등을 뭐 하러 했겠나. 지각 있는 시민들은 갈등과 지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알 것이고 판단할 것이다.”

▲ 도청 별관 문제와 관련한 문광부의 입장과 계획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문광부의 입장은 원래 계획대로 가는 것이 제일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논란이 일고 있고, 시도민대책위 등에서 새로운 안을 제시한 만큼 이를 무시해서 안된다는 것이다. 소정의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
문광부는 ▲원 설계대로 추진 ▲도청별관 원형유지 ▲오월의 문 설치 ▲1/3원형 유지 등 모두 네 개안에 대한 장단점을 가치 판단없이 팩트만 정리할 계획이다. 이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장관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다. 논의가 되어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되면 법정계획 변경절차를 밟을 것이다.”

 ▲ 법정계획 변경절차를 밟겠다는 말은 원안에 대한 수정을 이미 상정하고 있다는 얘긴가.
“4개 안 중 뭐가 될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추진단에서 (특정 안에 대해) 강력히 주장했는데 지금은 주장 하지 않을 것이다. 4개안에 대한 행정적·법적·기술적인 장단점을 내놓을 것이다. 그 내용을 시민에게도 공개하고, 조성위에서도 검토할 것이다.”

ⓒ 오마이뉴스 제공
▲ 도청별관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나.
“지금이 하계 휴가철이어서 조성위원들의 일정을 체크하고 있다. 늦어도 8월-9월 내에는 끝내야 한다. (시간을)끌고 있을 수 없다.”
 
▲ 시민들의 의견수렴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국책사업을 여론조사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러나 광주시민의 의견은 큰 참조가 될 것이다. 여론조사 방식은 정부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 시민의견 수렴의 현명한 안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본다. 정부는 다수의 의견, 시민의 여론이 가장 중요하고, 국민의 의사가 중요하다.”

▲ 일각에서는 이 단장이 되레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새 나를 마치 역사를 파괴하는 공적처럼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단히 섭섭하다. 공직생활 29년 했는데 사리사욕에 의해서 일을 추진한 적이 없다. 광주 출신 고위공직자로서 이 사업을 원래 계획대로 가시화 시켜서 바로 광주에 도움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어려움이 사업(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어려움이다.
새 정부 들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규모가 너무 크다는 말이 나왔다. 이걸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이 정부의 최대 문화적 치적이 될 것이라며 설득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원군이 없었다. 그나마 유인촌 장관이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이 크고 아시아문화의 전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유 장관의 그런 높은 이해도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업의 최대 수혜지역인 광주에서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데 도청 별관 문제를 둘러싸고 엄청 잘못한 것처럼 질책을 하니까, 솔직히 말해서 사표를 수십 번 쓰고 싶었다. 진정성과 자존심을 가지고 일을 하는데 같은 말을 해도 언론에서는 이상하게 쓰는 사람도 있고, 비틀어서 보는 사람들도 많더라. 고립무원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0년 사업을 여기서 이러면 어떻게 되나. 걱정이 많다.”

▲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인가.
“문광부 추진단의 일반직 공무원 평균 재직 기간이 8개월이다. 추진단으로 발령이 나면 도망가려고 한다. 또 추진단을 떠나면 이 사람들이 바로 '안티(Anti) 광주'가 된다. 왜냐면 다른 부서 눈치 봐가며 광주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광주에서 칭찬을 받기는커녕 원성만 듣기 때문이다. 추진단에는 경상도·충청도·강원도 사람도 있는데 광주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그런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사업이 38%에서 39% 정도는 진척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사업진척율은 9%, 10%다. 현재 불용예산(사업비로 받아놓고 집행하지 못한 돈)이 1200억 원이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주는 예산도 다 못쓰는데 무슨 예산을 더 달라고 그러냐고 한다. 국회에서 결산할 때면 얼굴이 빨개진다. 국책사업은 탄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20년 국책사업인데 이렇게 까지 복잡하게 가버리니까 회의가 오더라.”

▲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사업엔 건립비 8000억 원, 운영비 6000억 원 등 총 1조4천억원의 국가예산이 세워져 있다. 광주시 지방비는 140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 말은 전당을 세워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광주지만, 국민의 시설이고 활용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아티스트들이 하는 것이다.
1조4000억 원을 들여서 건물 짓는데 어느 국가가, 어느 정부가 이렇게 돈을 팍팍 대면서 특정지역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기왕 시작한 사업 정부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서 훌륭한 미래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 시민들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이 사업에 애정,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정부를 움직이려면 지역이 똘똘 뭉쳐야한다. 절실한 부탁이다.

1조4천억 원짜리 전당보다 중요한 것이 다양성과 포용이다. 광주의 콘셉트는 아시아문화를 녹이는 용광로 같이 잡혀져 있는데 폐쇄적이어서는 안된다. 광주가 다양한 사람을 인정하고 포용해야 광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관광객 몇 명 느는 것보다 광주 와서 사는 사람 한 사람 느는 것이 광주경제에 도움이 된다.
무엇이 광주에 도움이 되는가를 고민하자. 예전에 광주는 랜드마크 때문에 많은 세월을 낭비했다. 마찬가지로 이 문제(도청별관)로 시간을 끌면 광주에 도움이 안된다. 5·18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는 서로 병렬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녹아들어야 가야 한다. 가치충돌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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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맨 2009-08-06 22:20:29
보기도 싫은 도청전체를 불꽃놀이로 폭파하여 더운 여름날 시원스런 자태를 보여주라.
그리되면 금남로 인산인해로 만원을 이루어 광주 유명세를 탈것이다.
무조건 폭파 무조건 폭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