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고속도로, ‘죽음의 도로’ 오명 벗나
88고속도로, ‘죽음의 도로’ 오명 벗나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9.07.06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담양~성산간 4차선 확장 공사
2015년 개통예정…주행시간 30분 단축

높은 교통사고 치사율로 ‘죽음의 도로’로 불린 88고속도로의 전 구간이 4차선 도로로 확장된다.

한국도로공사는 2015년 개통을 목표로 총 사업비 2조 6,492억원을 들여 2006년 개통된 고서~담양(16.3km) 구간과 성산~옥포(11.9km)를 제외한 담양~성산(142.7) 구간을 4차선 도로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1984년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만들어진 88고속도로는 중앙분리대가 없는 국내 유일 2차선 도로로 대형 교통사고가 잦아 악명 높은 사고다발지역이었다.

88고속도로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평균 치사율이 31.7%로 우리나라 고속도로 평균 치사율인 11.6%의 3배에 육박했다. 더욱이 1998년 22.1%에서 2006년 33.7%로 해가 갈수록 치사율이 높아져 ‘죽음의 도로’ 로 불렸다.


통행량에 비해 치사율이 월등히 높은 이유는 기형적인 도로 구조 때문이다. 선형이 불량하고 중앙분리대가 없는 것은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입체 교차로가 아닌 평면 교차로가 조성된 88고속도로는 진출입하는 자동차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중앙선을 넘어야 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해 왔다.

영·호남 3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88도로 안정성 확보와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는 “국민의 인권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임시 조처로 88고속도로를 국도로 전환한 후 최고속도를 시속 60km로 제한하는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한 특단조치를 취하라”며 통행료 징수 거부 운동과 4차선 조기 확장을 촉구한 바 있다.

한병옥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당시 정치권과 정부로부터 2010년까지 4차선 도로 완공약속을 받았지만 뜬금없이 2007년 철로를 놓겠다고 해 공사를 촉구했었다”며 “고속도로 시설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조적 결함을 해결하기 전까지 악순환은 되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4차선 확장 공사로 인해 담양~성산 간 운행거리는 약 11.9km 줄어들어 주행시간이 30분 단축된다. 출입시설 9개소, 분기시설 2개소, 터널 26개소 등 시설물이 추가되고 기존 88고속도로에 의해 단절된 백두대간 핵심구역에 복개터널을 설치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88고속도로가 2차선 도로다 보니 대형 교통사고가 빈번히 일어났지만 4차선으로 확장되면 중앙분리대 설치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현재 용지 보상을 마무리하고 작년 말 공사를 착공했다"고 밝혔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공사인 만큼 예산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은 “7년간 매년 3,500억 원이 드는데 시행 첫해인 2009년 예산이 1,470만원 밖에 안되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착공된 만큼 예산 확보 어려움은 기우일 뿐이다”며 “올해 예산은 1,795억 원으로 공사 초입 단계다 보니 실제 공사비를 투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