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눔 모여 움튼 무상 슈퍼마켓”
“작은 나눔 모여 움튼 무상 슈퍼마켓”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9.07.03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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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필수품 기부 받아 저소득층 이용토록
광주 상륙한 행복나눔 ‘푸드마켓’ 2곳 개점

가진 만큼 베풀 수 있고, 필요한 만큼 도움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생활공간 , 푸드마켓이 광주에 첫 선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북구점(북구 오치사거리 새마을금고 맞은편)에 이어 지난 2일 서구점(서구 쌍촌동 송원홈센터 내 1층)이 개점했다.

후원자들로부터 생활필수품을 기탁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행복 나눔 공간인 ‘푸드마켓’이 특별한 이유는 이용자가 필요한 물건을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푸드마켓에 들린 손님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기탁 받은 잉여식품을 일방적으로 나눠주는 ‘푸드 뱅크’와 달리 ‘푸드 마켓’은 필요한 물건만 쏙쏙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푸드 마켓을 방문한 고객들이 “진짜 슈퍼가 따로 없다”고 놀랄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라면, 통조림, 빵, 과자, 화장지, 세제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만물 슈퍼마켓에 딱 하나 없는 것은 바로 ‘가격표’다. 가격표 대신 붙어있는 것이 바로 유통기한 표시다. 식품 사고 방지를 위해 물건마다 큼지막하게 유통기한 표시를 해놓은 것.

‘푸드 마켓’ 운영을 맡고 있는 박찬욱 오치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푸드 마켓처럼 자기선택권이 존중되는 후원공간이 없기 때문에 처음 온 손님들은 으레 눈이 휘둥그레지곤 한다”며 “이곳에선 일체 현금사용이 없기 때문에 금전등록기가 없다”고 말했다.

가게를 천천히 둘러보니 영락없는 슈퍼마켓인데 정말로 금전등록기는 보이지 않았다. 현금 대신 ‘푸드 마켓’이나 구청에서 발급받은 카드를 가져오면 매월 5가지 품목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누구나 이용가능한 건 아니다. 긴급지원대상자나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다.

돈을 받지 않는 대신 이들은 따뜻한 마음을 나눈다. 계산대 위에는 작은 돼지 저금통 세 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북구점 희망근로자인 정정임(51)씨는 “무료라고 설명을 해도 몇 푼이라도 내시려는 분들이 있어 작은 나눔이 가능한 돼지저금통을 준비했다”며 “얼마 전엔 한 대학생이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취직해서 첫 월급타면 제일 먼저 여기에 기부하겠다’고 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고 보람을 전했다.

박 사회복지사는 “”북구가 유독 저소득층이 많다 보니 제일 먼저 생겼다“며 ”아무래도 기부 물품이 많아져야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기부를 독려했다. 지역에서는 향토기업인 빅마트에서 250만원 어치 생필품을 기탁했다.

첫 발을 내딛은 ‘푸드마켓’에 필요한 건 작지만 소중한 관심들이다. 나눔엔 색깔도, 크기도 없다. 기부는 거창하게 쾌척하는 게 아니라 나누는 마음이다. 당신이 나누는 작은 마음이 어려운 이웃에겐 하루 한 끼 따뜻한 식사가 될 수도,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다. 후원  푸드마켓 북구점(062-264-1377), 서구점(062-374-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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