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이외에 성과 없어 안타깝다”
“복직 이외에 성과 없어 안타깝다”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6.19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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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택배 노동자 최학열씨 “울분있지만 지금은 참는다”

15일 화물연대의 총파업 종결 선언으로 고 박종태 전 광주지부 제2지회장의 장례식이 20일 치러졌다. 3월 집단 해고(계약해지) 당한 대한통운 광주지사 택배 노동자들 중 38명은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 대한통운 광주지사는 끝내 합의서에 ‘화물연대’라는 노조의 실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해고 택배 노동자 최학열씨는 16일 전화통화에서 “복직을 하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복직 이외에는 크게 얻어낸 것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씨를 통해 합의 내용과 열사투쟁 등에 대한 해고 노동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협상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만족할 수가 없다. 우리가 복직을 하게 된 것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조합원들 생각하면 다행이지만 우리는 박종태 열사가 지키고 싶어했던 화물연대에 대해 대한통운은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박종태 열사의 시신을 보면 솔직히 눈물이 난다. 시신이 너무 많이 훼손됐다.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어쩔 수 있겠느냐, 우리 권리를 찾자고 열사의 시신이 훼손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수용하는 것으로 했다.

대한통운 충남지사와 충북지사의 경우는 화물연대와 협상을 맺고 그 실체를 인정했다. 이번에 광주지사는 절대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가증스러운 것이지만 참기로 했다. 열사의 시신을 보지 않았다면 나 또한 합의서를 수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장례식을 빨리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

▲ 운송비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
모든 것이 해고당하기 전인 3월 15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것은 내부 지침이 없다. 다만 3월 15일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운송비 삭감도 없어야 한다. 우리도 인상을 크게 하지는 않겠지만 삭감은 안 된다.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처음에는 운송비 인상에 대한 합의 사항 지켜달라고 요구했지만 해고 이전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 투쟁의 성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복직 이외에는 크게 얻어낸 것은 없어서 많이 안타깝다. 그야말로 시신이 훼손되어서 우리의 권리를 찾자고 열사 시신을 더 훼손되는 것을 볼 수는 없었다. 울분이 있지만 지금은 참기로 했다.

▲ 투쟁 동력 등 현실적 문제도 고려됐다고 보는 측면도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화물연대에서 투쟁할 때 당면과제를 가지고 싸워왔다. 이번에는 그야말로 의리투쟁이었다.

택배 노동자 78명의 복직을 위한 의리였고 열사 투쟁에 대한 의리투쟁이었다. 조합원 개개인에게 이익을 주겠다는 투쟁이 아닌 상황에서 이 정도 참여율이라면 결코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 참여율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리투쟁으로 수십 명이 구속됐다. 화물연대 깃발(노조 인정)을 관철하지 못하는 우리 산자들의 나약함 때문에 많이 울었다. 앞으로 갚을 것이다.

▲ 결국 대한통운 광주지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말이 사업자지 우리는 노동자들이다. 이건 정부도 알고 있다. 되풀이 되는 매듭을 풀어야 한다. 대한통운 안에도 똑같은 택배 일을 하는데 정규직이 있고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있다.  회사에 고용되어 있으니 노동자가 분명하다. 알량한 사업자등록증 있다고 노동자가 아니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정말 우리가 개인 사업자라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 내 마음대로 쉴 수도 있어야 하는데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 또 마음대로 행동할 수도 없다. 개인 사업자라면 내가 하고 싶은 구역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게 무슨 사업자냐. 실질적으로 사업자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니다보니 4대 보험도 보장받 못하고 있다. 우리가 노력하면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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