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된 소나무가 가게 안에 있다면...
백년된 소나무가 가게 안에 있다면...
  • 이종금
  • 승인 2009.06.18 10:28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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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세그루가 천장을 뚫었다.

▲ 백년이란 세월만큼 보기에도 둘레가 크다. 가게를 들어서면 문 오른쪽에 두 그루가 위치해 있다

일명 '가구 거리'라 불리는 북구 누문동엔 여느 가게와 다른 '특별한' 가게가 있다.

겉보기엔 전혀 다를 게 없지만 조금만 관심있게 가게 안을 들여다 보거나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본다면 무엇이 다른지 금방 알아챌 수 있다.

가구점에는 가구들과 함께 가구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인테리어로 작은 나무들을 꾸며놓는 건 흔히 몰 수 있다.  그러나 김석원 가구 갤러리엔 조금 특별한 나무가 있다. 백년 세월을 안고 자란 세 그루 소나무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

소나무 길이만도 어마어마해 가로수로 심어놓은 은행나무 키보다 더 크며 둘레 역시 120cm나 된다.  가게를 듬직하게 지탱해주는 세 그루 소나무는 가게 문 양쪽에 듬직하게 서서 손님들을 반긴다. 

▲ 나무를 베지않고 나무와 함께 가게를 지은 김석원대표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부심으로 나무를 안고있다.
그럴싸한 이름도 있다. 보기에도 크고 굵은 두 그루 소나무는 아빠나무, 엄마나무로 불리며 다른 두 나무에 비해 길이와 두께가 얇은 소나무는 아기나무다. 아빠나무와 엄마나무는 가지와 잎이 무성하게 잘 크고 있으나 아기나무는 줄기만 남아있는 상태다.

가구점을 든든히 받쳐주는 소나무 세 그루는 가구점의 역사와도 인연이 깊다. 20년 전통을 가진 가구점은 일제시대 가정집 마당터였다. 그때 심어진 소나무가 여지껏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가구점 주인 김석원씨는 "이 건물을 건축할 당시만도 소나무 세 그루를 벨려고 했었다"며 "그러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백년이나 된 나무를 벤다는 것이 자연을 훼손시키는 것 같아 그냥 놔두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도심 속에 이런 나무가 있기 힘들 것 같아 베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놓기로 했다니 주인의 마음씀씀이가 놀라울 뿐이다.  이 가구점은 작년 겨울 한 방송사에서 '나무가 천장을 뚫었다'로 소개될 만큼 주목 받기도 했다.

소나무가 천장을 뚫고 자라고 있어 비가 오면 나무를 타고 비가 가게 안 쪽으로 흐르기도 하고, 태풍ㅇ 가지가 부러져 간판이 훼손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불편한 점은 없다고 한다

김석원씨는 "소나무는 갤러리의 20년 전통을 대변해주는 나무이자 광주 금남로를 지켜주는 거목이다"며 소나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종금 시민기자

▲ 가게의 간판위로 보이는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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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순천 2009-06-24 14:19:14
세계 5대 습지 순천시온 교회가 앞장서서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샤랄라 2009-06-23 14:23:12
시내나갈때 많이 지나간것같은데 가게안에 이렇게 멋진 나무가 지탱하고 있었는지 몰랐네요. 끝까지 나무와 함께하면서 더 멋진 공간 만들어주세요~ 이런 정보알려준 기자님도 감사해요~~ ^^

윤군 2009-06-23 14:12:47
한번 찾아가보고 싶어요~~

클라크 2009-06-23 14:07:47
그런데 나무가 계속 오랫동안 살아 있을 수 있을까요?? 조금은 걱정이 되는군요;;

폴리스 2009-06-23 14:04:33
가구점이니 나무를 사랑하는 맘이 더 있으신것 같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