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생가능에너지 배워가세요”
“생활 속 재생가능에너지 배워가세요”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9.06.1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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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에너지 자립마을을 찾아서-③경남 산청 대안기술센터
재생가능에너지 세상 꿈꾸는 공동체
교육·홍보 통해 대안기술 널리 전파

지구 온난화·환경오염 등이 전 세계적 이슈로 부각된 지금 재생가능에너지의 필요성·가능성은 인식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런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이들이 많아서인지 최근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잦은 곳이 있다. 실습을 통해 재생가능에너지원의 제작·사용법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재미와 함께 에너지 문제에 대한 커다란 느낌표를 간직하게 되는 곳. 바로 경남 산청의 ‘대안기술센터’다.

▲ 교육·홍보를 통해 대안기술을 널리 전파하고 있는 대안기술센터 사람들. 김대규 간사가 견학 온 이들에게 자전거발전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지역공동체와 더불어 함께하는 대안기술’을 내걸고 지난 2006년 출발한 대안기술센터는 1991년부터 미리 현지에 자리 잡고 있던 민들레공동체와 함께 ‘대안 공동체마을 세우기’, ‘민들레학교 설립’, ‘제3세계 지역사회개발 지원 및 빈곤퇴치’ 등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중 대안기술센터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대안기술 보급운동.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견학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생에너지·생태건축 관련 강의가 열리고, 풍력·태양광 발전·태양열 조리기·바이오가스·바이오디젤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실습을 병행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공동체 건설을 모색하고, 유도하는 대안기술센터는 환경오염과 에너지 위기 시대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단체의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이동근 대안기술센터 소장, 김인수 민들레학교 교장 부부 등 5가구 27명이 산청 둔철산 끝자락 갈전마을에서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에너지자립을 꿈꾸는 것이 모색이라면, 방문객들에게 대안기술을 실습·전파하는 것은 유도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대안기술센터에는 교육·생활의 장소답게 다양한 재생가능에너지원이 가동되고 있었다.  공동주책 앞마당에 놓인 볼프강 쉐플러(최초의 태양열 조리기 발명가)의 태양열 집열판, 주변에 놓인 자전거발전기, 주택 벽면에 부착된 태양광 전지판, 또 날개 길이 약 2m의 풍력발전기, 건물 모퉁이의 바이오가스 발생장치 등은 재생가능에너지 박물관을 방불케 했다.

민들레학교를 에돌아 도착한 공동주택 뒤편에는 태양열 조리기, 바이오디젤 연료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너른 작업실 겸 실험실도 갖춰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실습 장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날 연수에 참여한 지역신문기자들도 그곳에서 태양열 조리기를 만들며 재생가능에너지의 원리와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백문(百聞)이 불여일습(不如一習)’이었다.

영국에서 중간기술(또는 적정기술) 분야 중 환경건축을 공부하고, 영국 대안기술센터에서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해 섭렵한 후 2004년 귀국한 이 소장은 당시 우리사회에도 에너지 문제가 대두되자 배운 것의 일부분이라도 환원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대안기술센터를 열었다.

“어떻게 하면 농촌지역에 희망을 심을 수 있을까가 항상 고민거리였다”는 그는 3세계의 빈곤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며 “가난한 서민들이 쓸 수 있는 착한 에너지는 없을까 생각했다”고 그때의 고민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 소장의 고민도 깊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뜻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많은 시도가 이뤄지지만 자본도, 정부지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영국에서 배워온 기술을 우리사회에 작은 규모나마 적용해 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신이 공부한 중간기술은 에너지가 중심이 아니고, 기본이라고 말하는 이 소장. 그는 정부가 외면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조금씩 주변부터 변화시키겠다는 집념을 보였다. 이를 통해 한계가 있더라도 사람들에게 조금씩 그 실체를 보여주고 나아간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는 믿음을 대안기술센터에 불어넣고 녹아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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