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우승자, 지적 장애인 축구대회
모두가 우승자, 지적 장애인 축구대회
  • 임은주 시민기자
  • 승인 2009.06.08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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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엠마우스 Super-Futsal 대회 성료

▲ 승자도 패자도 없는 화합의 축구대회 엠마우스 슈퍼풋살 대회가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공을 다투는 모습.

지난달 30일 광주 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축구대회가 열렸다. 바로 제8회 엠마우스 Super-Futsal 대회가 그것. 16개 광주·전남지역 16개 지적·자폐성 장애인 관련기관에서 출전한 이번 풋살대회는 벌써 8회째를 맞았다. 이번 참가 선수단에는 지적장애인 국가대표가 3명이나 있는 기관도 있었다.

시작을 알리는 천노엘 신부(무지개 공동회 대표이사)의 개회선언에 이어 엠마우스산업 소속 김기명 선수의 ‘엽기적’인 선수 선서는 참석자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나. 우리는 공을 차다 힘들면 언제든지 누구든지 선수 교체를 하여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공을 차도록 하겠다. 하나. 우리는 상대팀이 한골도 못 넣고 힘들어할 때 알아서 한 골 정도는 넣어 줄 수 있는 아량을 베풀겠다. 하나. 우리는 엠마우스 수퍼풋살대회 이후 K리그나 프리미어리그의 해외 유명 스카우터들로부터 아무리 좋은 조건의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도 감독을 배신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겠다.”

씩씩하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가는 선수선서는 풋살대회가 갖는 따뜻한 의미를 고스란히 전해 주었다.

풋살대회는 지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본선 전날 등급분류를 통해 수준별 ABCD조로 나눠 4개 경기장에서 조별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비 엠마우스복지관 관장은 “엠마우스 수퍼풋살 대회는 패자 없는 경기, 능력보다는 사람 자체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대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넓은 운동장에서 맘껏 달린다는 것, 친구·부모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 되는, 경기에 졌다고 우는 사람도 없고 이겼다고 으스대는 사람도 없는 경기,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승리하는 행복한 경기를 만들자”고 대회 의미를 밝혔다.   

2007년 6회 대회부터는 국민은행호남지원본부의 후원과 함께 유창수 본부장을 포함한 90여명의 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대회 전날인 지난달 29일에는 대한축구협회 소속 심판들의 심사아래 엄격하고 공정한 등급분류가 있었으며 오후 5시부터는 조선컨벤션웨딩(대표 정충영)에서 선수단 환영행사가 성대히 이루어 졌다.

진정한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이 모두가 이기고 모두가 축하하는 엠마우스 Super-Futsal대회. 풋살대회는 현대사회를 승부와 스피드로 삭막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노력하는 아름다움, 함께하는 아름다움, 더불어 사는 아름다움과 함께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큰 깨우침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임은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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