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망령·피의 역사 반복 막자”
“독재망령·피의 역사 반복 막자”
  • 정영대·김영대기자
  • 승인 2009.06.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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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추모연대, 합동추모제 봉향

“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 …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

지난 6일 오후 옛 전남도청 앞마당 호남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 자리. 구슬픈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추모영정들이 차례대로 무대 앞에 봉안됐다.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이날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학생 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합동추모제를 봉향하고 “열사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 대학생들이 추모영정을 들고 추모제 행사장 무대로 나오자 이를 지켜보는 유족들이 흐느끼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옛 전남도청 앞마당 호남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

정희곤 박승희 열사 기념사업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최근 대한통운 박종태 동지의 희생은 이 땅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비극 중의 비극”이라며 “6월의 함성으로 MB악법을 저지하고 자주의 물결로 휴전선에 꽃씨를 심는 그날까지 싸워나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민점기 광주전남진보연대 대표도 “로케트 해고노동자 고공농성, 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집단해고, 박종태 열사의 주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으로 5월 광주는 참으로 슬프고 답답했다”며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새로운 세상을 향해 전진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강승철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이명박 정권의 폭압으로 민주주의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민중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며 “더 이상 무고한 시민들이 억울한 죽음과 희생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앞장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강기수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2009년 오늘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 열사를 만들고 또 죽이기 위해 사악한 눈을 번뜩이고 있다”며 “지난한 피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더 큰 투쟁의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제휘 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는 “살기 위해 하늘을 선택해야 하고 땅에서는 해고를 당하고 벌과금을 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단 한 번도 중재에 나서지 않은 관계당국과 약속을 지키지 않고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몬 사측에 맞서 끝가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통운 노동자 최학열씨도 “40여일 한솥밥을 먹던 동지가 MB만행에 맞서 목숨을 끊었지만 7 살배기 아이에게 아버지의 죽음도 알리지 못했다”며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명박 정권과 대한통운 자본을 용서할 수 없다”고 흐느꼈다.

김희용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는 “미쯔비시 중공업의 사죄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지난달 17일부터 전개해 6일 현재 7천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앞으로 2만명의 서명을 받아 오는 25일 미쯔비시 주주총회에서 기업윤리를 실현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인사말에 나선 김석진 호남 유가족협의회 지회장은 “열사들이 갈망했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MB정부를 누가 만들었냐”며 “우리 국민들 모두가 MB정부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사수를 위해 또 다시 총궐기 하자”고 역설했다.

한편, 유가협 호남지회와 광주전남추모연대, 광주전남진보연대는 합동추모제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MB악법·공안탄압 저지, 민주주의 수호, 구 도청 사수, 대한통운 규탄” 등을 결의했다.

배은심씨(이한열 열사 어머니)는 “80년 5월 수십만의 광주시민이 이곳 도청에서 함께 싸웠다”며 “그 누구도 함부로 이 도청을 철거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배씨는 이어 “민주주의는 피와 눈물, 땀으로 만들어졌지만 지금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오는 10일 범국민대회 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명박 정부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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