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아파트 통행로, 해결책 못 찾아
백화아파트 통행로, 해결책 못 찾아
  • 정창호 시민기자
  • 승인 2009.06.05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공·동구청 기존입장 되풀이

지난 4일 오후 2시에 광주 동구 학동주민센터에서 백화아파트 주민들의 공개민원청구에 대해 대한주택공사 광주전남본부 측과 광주 동구청 관계자들이 나와 주민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아파트 주민들이 제시한 공개질의서는 총 17개 항이며 주민들에게 아파트 공사에 관해 충분한 설명을 했는가, 대체도로를 만들어 줄 수 없는가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1시간이 넘게 진행된 자리에서 주공과 구청 측 관계자들은 폭 2m 보행로를 확보해주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기존 답변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관계당국의 성의 있는 대책을 기대하며 자리에 모인 백화 아파트 주민들은 “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관계자들을 성토했다.

▲ 지난 4일 백화아파트 주민들의 통행로 확보에 대한 공개민원청구 공청회가 있었지만 주공·동구청은 기존입장만 되풀이 했다. 사진은 지난 5월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중인 광주 동구 학동2구역에 덩그러니 서 있는 백화아파트 모습.

백화아파트 주민들은 폭 2m 가량의 보행로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즉 아파트 공사 완료 후 입주민들이 통행을 금지하거나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 보행로를 막아버리면 사실상 통행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미 동구 계림동 재개발 구역에서 이와 똑같은 사례가 발생한 경우가 있다고 주민들은 우려했다. 또 주민들은 안정적인 통행로 확보가 불가능하다면 백화아파트를 매입해 타인에게 임대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 주민은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면서 원래 잘 살던 사람을 못 살게 하는 것이 무슨 개선이냐”고 반문했다. 음서희 백화아파트자치회장은 “우리가 아무리 가진 것 없는 서민이라고 해도 사전에 아파트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공사를 밀어 붙여서야 되겠느냐”고 항변했다.

백화아파트 매입에 관해 주공 측 관계자는 “이미 92년도에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위해 지어진 곳이기 때문에 이곳을 개선사업에 포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또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이미 주거환경 개선사업 간판과 아파트 조감도를 사람들이 주로 통행하는 길에 설치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파트 공사 게시판이 주민들 통행로와는 동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어 일부러 찾지 않고서는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주공 측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공사 구역 내 착공은 이미 서류상으로는 진행 중이고 실제 공사는 1~2주 이내에 시작된다고 했다. 관계당국이 사실상 주민들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주민들만의 힘으로 어떻게 통행로를 되찾을 것인가. 소외된 이웃에 대해 광주 시민사회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때다. /정창호 시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