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사장, 구청재직 시 민간위탁 진두지휘
현 사장, 구청재직 시 민간위탁 진두지휘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04.0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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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환경 3차례 용역재계약 성사 뚝심 비결 의혹
노조 “친인척 수령 임금액 전체 절반 육박” 주장

광주서구청은 2001년 직접 운영하던 대형폐기물·재활용쓰레기 수거 및 선별처리 업무를  민간에 위탁 했다.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 사례였다. 예산절감과 효율성을 앞세운 신자유주의의 공세 앞에 공공의 앞마당을 내준 것이다.
  
첫 번째 민간위탁업체로 선정된 곳이 바로 수진환경(주)이다. 수진환경은 이후에도 매 3년마다 갱신되는 업체선정 과정에서 연거푸 3차례나 재계약을 성사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구청은 2000년 들어 폐기물처리업무의 민간위탁을 추진했다. 그 일에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섰던 사람이 당시 사회산업국장으로 재직했던 이춘욱씨다. 이씨는 민간위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감독과 주연을 맡아 북 치고 장구 치고 장단까지 맞추는 일인삼역을 소화해냈다.

조연은 수진환경 첫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모씨의 몫이었다. 이씨와 김씨는 이종사촌 간으로 이른바 특수 관계의 위치에 있었다. 더군다나 이씨는 퇴직 후 수진환경 세 번째 사장으로 화려하게 부임하게 된다.
  
그 때문이었을까? 2001년 공모 당시 김씨는 ‘폐기물 업체 3년 이상 종사자’라는 자격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런데도 나보란 듯이 민간위탁업자에 선정돼 참가업체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조명환 수진환경 노조 지부장은 “그때 김씨는 명성환경에서 운전원으로 근무하다 면허가 취소됐던 자”라며 “자격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는데도 구청이 민간위탁을 허가해줬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 동안 바지사장으로 재임했다. 
  
두 번째 대표이사는 박모씨(여)였다. 2003년 법인이사로 등록됐지만 폐기물업무 경력은 전무한 상태였다. 그 때문에 전임사장이었던 김씨가 재계약을 성사시키고 물러가는 수고로움을 감당해야 했다. 박씨는 수진환경의 양대 주주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현재는 상근이사로 재직 중이다.
  
세 번째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씨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수진환경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 구청에서 민간위탁을 추진한 후 8년 만에 실세사장으로 귀환한 것이다.
  
구청은 민간위탁 후 수진환경에 건물과 토지, 시설, 장비, 차량 등 일체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매년 5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수진환경은 친인척을 전진배치 해 족벌경영을 하면서 예산낭비와 각종 비리를 양산하고 있다.
  
공공노조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수진환경이 수익성이 높은 재활용품만 선별처리하고 냉장고, 세탁기, PET, 일회용 용기, 비닐류 등 재활용 가능한 품목들은 매립 또는 소각처리하고 있다”며 “수진환경이 주민 쓰레기문제 해결과 재활용업무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진환경 노동자들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저임금과 해고위협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며 “구청이 민간위탁을 철회하고 공공성 강화를 위해 직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2009년 3월말 현재 수진환경은 이씨와 박씨가 양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박씨의 사위인 조모씨가 회계감사와 부장 직을 맡고 있다.
  
안주순 부지부장은 “이사의 아들과 조카, 사장 사돈 등이 운전원으로 일하면서 병풍역할을 하고 있다”며 “고액연봉을 받는 운전원 11명 가운데 5명이 친인척으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안 부지부장은 또 “전체 직원의 임금 가운데 이사들과 친인척들이 수령하는 임금 총액이 절반 가까이 될 것”이라며 “사측은 친인척들로 구성된 비조합원들의 급여명세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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