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도 넘은 ‘공갈 기자’들
전남지역 도 넘은 ‘공갈 기자’들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3.10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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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빌미로 돈 뜯어낸 기자들 잇따라 적발

최근 전남지역 일부 주재기자와 인터넷 신문 기자들의 비리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4일 기사를 빌미로 돈을 뜯어낸 A일보 화순 주재기자 김모(47)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일간지 화순 주재기자 등 3∼4명에 대해서도 이권개입 여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까지 두 달여 동안 화순지역 공사현장을 돌며 불법토사반출과 하천골재 무단채취 등 불법 행위를 사진 촬영한 후 사업자 등을 협박해 2회에 걸쳐 13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화순군 화순읍 화순지방산업단지 조성공사 현장 야산에서 토사를 파낸 뒤 화순군 능주면의 한 논에 투기하는 장면을 사진 촬영후골재중기를 운영하는 정모씨를 만나 ‘관련 공무원이 알게 돼 그냥 넘어가기가 힘들다’며 기사화할 것처럼 협박해 300만원을 갈취했다.
  
김씨는 화순군 청풍면 하천에서 골재를 무단 채취해 인근 더덕재배단지 진입로 확포장공사 현장에 사용한 불법 행위를 촬영 한 후 현장소장 박모씨에게 “하천법이 얼마나 무서운데 도둑질을 하였느냐, 화순군청에 알아보겠다”고 협박, 1000만원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씨는 애초 100만원을 주며 봐달라고 사정했지만 김씨가 ‘더 달라’고 계속 요구해 결국 기사를 무마하는데 1000만원까지 주게 됐다.
  
지난 1월 검찰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서민들에게 접근해 취업알선을 빌미로 금품을 가로챈 한 M인터넷 신문사 보도국장 오모(49)씨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해 김모(35)씨에게 접근해 200만원을 가로채는 등 2명에게 360만원을 뜯어냈다.

오씨는 또 태양광발전소 관련업체의 이사라고 사칭해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은 최모(48)씨에게 “경비를 주면 사업을 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속여 22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지역 인터넷신문 신문기자 2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전남지방경찰청은 양식업자 등의 약점을 잡아 이를 기사화 하겠다고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은 일간지 주재기자를 구속하기도 했다.
  
B일보 진도 주재기자 엄모(43)씨는 기자신분을 이용해 양식업자, 관공서,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약점을 잡아 이를 기사화 하겠다고 협박해 10여 회에 걸쳐 2000만원을 건네받았다. 엄씨는 진도군청 업무와 관련 악성 기사를 신문지면에 게재할 것처럼 협박한 후, 지방지 주재 기자단의 중국여행 경비를 군청 공무원과 농협 관계자들에게 600여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최근 일간지 주재기자나 지역신문 기자들의 파렴치한 비리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는 것은 검찰 등이 특별단속 활동을 벌이면서다. 사이비 기자들의 이런 행태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전남지역 한 지역신문 기자는 “공사현장을 돌며 금품을 받아내는 것은 물론 건설사 등과 짜고 수의계약 등에 개입하는 등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지역 인터넷신문이 생기면서 더 심해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비리가 드러나 사법처리를 당하더라도 이런 기자들이 다른 신문사 주재기자로 다시 일하게 돼 비리가 근절되기 어렵다”면서 “언론사들이 이런 기자들을 아예 채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룡 인제대 교수도 한 토론회에서 “언론의 탈을 쓴 강도, 협박범일 뿐 사이비 기자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힐난하고 “검찰 단속이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 언론사들의 자정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13일 검찰은 “경제위기 속에서 기업의 약점을 이용해 금품을 갈취하는 사이비 언론을 특별 단속할 계획이다”며 “사이비 언론 사범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기업체의 약점을 잡고 보도무마 명목 갈취행위 ▲기업체·행정기관 대상 광고강요 및 간행물 강매행위 ▲형사사건 무마나 인·허가 등 각종 이권개입 ▲사이비 언론사 설립행위 등을 특별단속 할 것을 전국 지방검찰청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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