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빛나는 ‘울퉁불퉁 모난돌’
무대 위 빛나는 ‘울퉁불퉁 모난돌’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9.02.19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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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청소년 문화예술단 ‘희망나래단’

▲ 학교 밖 청소년 등 위기청소년들로 구성된 문화예술단 '희망나래단'은 출범 두 달만에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생전 악기라곤 다뤄본 적 없는 이들이 1인 1악기를 다루는 가 하면 레퍼토리 10개는 거뜬히 소화하는 무대 위 프로로 성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 무대에 서니 이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회 문제아로만 여겨졌던 위기청소년들이 잃어버린 꿈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비롯 보호관찰 대상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 세상에 소외됐던 이들이 희망을 두드린다.
  
하루 종일 값진 땀방울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는 이들은 ‘맥지 희망나래단’ 단원들이다.
  
‘희망나래단’은 (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에서 취약계층·위기청소년들의 자립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난해 노동부 일자리창출사업인 예비사회적기업 공모사업을 통해 출범했다.
  
취업 취약계층인 저소득 및 위기청소년을 고용해 사회적,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이들에게 전문성 부여,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것. ‘희망나래단’은 문화예술공연, 문화체험, 헤어디자인숍, 장애청소년통합교육팀 등 총 4개 분야로 나뉜다.
  
하방수 맥지희망나래단 총괄단장은 “3년 전 하자센터 노리단 공연을 보고 광주에도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며 “희망나래단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갈고 닦은 솜씨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해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희망나래단’은 이제 출범 두 달 밖에 안됐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1명의 수석단원(선생님)과 5명의 청소년들로 구성된 헤어디자인숍팀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올 3월 미용실 오픈을 앞두고 있다.
  
21명 청소년들이 소속된 문화예술공연팀 벌써 세 차례나 무대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생전 악기라고는 다뤄본 적이 없었던 터라 악보 보는 법도 몰랐던 이들이 지금은 레퍼토리 10개 정도는 거뜬히 소화해 내는 실력자가 됐다.
  
기타, 드럼, 피아노, 사물놀이 등 1인 1악기제 도입은 물론 실기와 이론 수업을 병행해 ‘재미’를 곁들인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드럼 담당 박아롱(21) 학생은 “드럼을 처음 치는 거라 익숙지 않아 연습할 때는 어렵고 힘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많이 떨렸다”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다른 악기도 배워서 색다른 공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차한솔(18) 학생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아직 무대경험은 없지만 이왕 시작한 것 열심히 배워서 멋지게 무대에 서고 싶다”며 “첫 월급을 타면 기타를 장만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유현(21) 재즈 수석단원은 “처음엔 위기청소년이라 하니 두려움도 많았고 걱정도 앞섰다”며 “겪어보니 애들이 착하고 무대 위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데뷔 무대곡은 웅장함 마저 느껴졌던 ‘잡초’ 4중창. 단원들은 “우리 처지에 따 맞는 노래란 생각이 들었다”며 “어느 무대건 ‘맞춤형’ 공연이 가능하니 자주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연락바란다”고 애교 섞인 부탁을 했다. 과거 모습이 어쨌건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의 현재는 무대 위에서 가장 빛이 난다.  공연문의는 062)368-8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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