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슬'로 악법통과 막겠다"
"'인간사슬'로 악법통과 막겠다"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8.12.30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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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균 의원 자필시로 국회 농성 소회 밝혀

김재균 국회의원(광주 북을)이 국회 본 회의장 점거농성 중에 쓴 자필시를 메일로 보내왔다.

여야3당 원내대표들이 30일 현재 쟁점법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앞은 이른바 MB악법이라 불리는 법안 통과를 저지하려는 시민단체, 네티즌, 노동단체의 항의집회가 계속되고 등 삼엄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29일 새벽 농성 중에 쓴 '인간사슬'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고립당한 국회의사당 속에서 민주주의의 죽음을 예감하는 뜨거운 숨소리"를 느낀다며 정부여당의 직권상정을 몸으로 저지하려는 야당의원들의 각오를 긴박한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국회의장 경호권 발동시 등산용 레일로 서로의 몸을 묶어 '인간사슬'을 만들어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김 의원은 1998년 계간 시대문학 신인문학상을 받기도 한 시인이기도 하다.
    
다음은 시 전문.


       인간사슬

                                                 국회의원·시인 김재균

나는 너에게 묶이고
너는 그에게 묶임으로써
우리는 인간사슬이 되었다

어둠이 깊어가는 동안
고립당한 국회의사당 속에서
민주주의의 죽음을 예감하는
뜨거운 숨소리

서로에게 기꺼이 묶임을 당하면서
죽거나 혹은 사는 일에 대하여
더불어 함께 감응하는
사랑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간사슬은
혼자 버려짐을 두려워하기보다
서로의 몸과 마음을 결속하는 거룩한 의식.

성기고 질긴 그물을 짜는 일이다
쉽게 찢기거나 해체당하지 않기 위하여
그물코를 엮는 소중한 희생이다

반민주 친 재벌의 꼭두각시,
너희 불의한 권력과
역사를 무시하는 교만으론
땀과 눈물이 흥건히 배인
인간사슬의 촘촘한 그물 끊을 수 없다

지금 절명의 순간, 오늘
死卽生의 각오로 껴안는
민주주의 死守
天命이다! 天命이다! 天命이다!

※위 시는 본회의장 점거농성 4일째를 맞은 12월 29일 새벽에 김재균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직접 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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