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하계U대회 재유치 ‘빨간불’
2015 광주하계U대회 재유치 ‘빨간불’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8.11.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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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부 “U대회 유치활동비 못 준다”
광주시 “아예 행사 치르지 말라는 것”

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국제경기대회 무분별 유치에 제동을 걸면서 국가적인 규모의 국제대회라 할지라도 향후 유치와 관련한 유치활동비를 지원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광주시의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이하 하계 U대회) 재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국제체육대회 유치 심사위원회’를 열고 유치활동 비용은 시가 전액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2015년 하계U대회를 조건부 승인했다. 
  
문광부는 20일 보도자료에서 “유치비용의 경우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개최’ 때 유치비용을 대구시에서 자체 조달한 사례가 있다”며 “유치 필요성은 충분하지만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해 일부 계획상 미비한 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광주시는 지난 2013년 U대회(18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국비지원을 요구 중이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됐다.
  
문광부는 아울러 개최도시로부터 2시간 거리 안에 있는 타 시·도 경기장도 자체 경기장으로 간주토록 한 U대회 규정을 감안해 3천억원이 소요되는 수영장 및 다목적 실내체육관 등을 신축하지 말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민 문광부 차관은 한 발 더 나가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시기다. 체육행사의 중요성이 떨어지지 않지만 호주머니가 넉넉했을 때와 어려울 때는 사정이 다르다”며 냉정히 선을 그었다. 대놓고 유치하지 말라는 투다.  
  
광주시는 일단 12월 초 기획재정부의 최종승인과 함께 민간유치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으나 정부 지원이 대폭 축소될 경우 대규모 대회를 유치하는 이점이 없어져 재유치를 추진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될 상황에 빠졌다. 유치활동 자금 대부분을 실사위원들을 ‘구워삶는’ 로비자금으로 쓰고도 신축 체육관조차 남지 않는다면 도시 브랜드가치를 높인다는 명분만으로 무리수를 두기에는 어려운 여건이 된 것.    
  
지난해 2013 하계U대회 유치활동에서는 참여정부가 배정한 국비 18억원과 시비 29억원, 기업후원금 59억원 등 모두 106억원을 투입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판이하게 다르다.
  
세계를 뒤덮고 있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해도 60~7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유치활동에 정부 지원조차 없는 마당에 기업들의 후원금에 손을 벌리기도 어려운 상황. 여기에 지난해 유치활동 때 달러당 1000원대였던 환율이 1500원대를 육박하면서 유치활동 모금에 더욱 압박감을 받게 됐다.
  
일단 시와 지역여론은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인천아시안게임 등 타 지역 국제대회 유치활동에 정부의 지원이 있었던 것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조건부 승인 방침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상의와 민주당 광주시당 등도 호남차별 정책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성명전에 힘을 보탰다.
  
다른 일부에서는 차라리 포기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은 논평에서 “경기침체 속에 경제유발효과도 줄어든 마당에 시민들의 반감을 사는 재유치 추진은 비웃음을 살 뿐”이라며 대회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유치활동 예산조차 지원하지 않는다면 아예 행사를 치르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지역 정치권과 연대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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