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정치가다
교사는 정치가다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8.11.2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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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
아이들 삶 이해하고, 변화로 이끌어야

▲ 전교조 광주지부 강연을 위해 지난 20일 광주를 방문한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현 시대 교사의 역할과 전교조의 실천방안에 대해서 교사들과 심도깊은 대화를 나눴다.
전교조 광주지부에서 주최하고, 지부 강당에서 개최된 한 가을강좌 ‘한국사회, 교육공공성의 진단과 전망’이 지난 20일 다섯 번째 강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현실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강좌의 마지막은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이자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연구소장이 장식했다.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을 실천하라!”는 주제로 펼쳐진 강연에서 김교수는 먼저 한국사회에서 교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하고, 그런 시대적인 요구에 맞춰 전교조는 무엇을 실천한 것인지 제안했다. 방청석 교사들과 대화를 통해 진행된 강연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례들이 오가며, 참가자들 사이에서 공감대의 폭을 넓혀갔다.   
  
먼저 김교수는 브라질의 세계적인 교육석학인 파올로 프레이리를 인용하는 것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교육자의 사명을 분명히 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교사는 교과만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가가다’는 말이 시사해주는 바를 곱씹을 것을 강조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조건을 이해하고, 그들이 세상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적극 개입하여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정치가로서 교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못 나는’게 현실인 한국사회. 시장적 무한경쟁의 흐름이 모든 가치에 우선해 사회가 극단적인 양극화로 치닫고, 그 속에서 어렵고 고달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유일한 희망을 자식에게로 돌린다. 교육을 통해 굴레를 벗어나려 해보지만 경제적 차이가 교육의 차이로 그대로 옮겨가는 현실은 사람들에게 거대한 벽으로 작용해 기대를 좌절로 바꾸게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사회가 응집력을 상실하고 경직성으로 흐르는 현재를 직시하고, 활력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게 지성인으로서 교사의 역할임도 거듭 강조했다. 김교수는 “시대가 요구하는 좋은 선생님이란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을 통해 아이들에게 미래를 열어주는 것까지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전교조의 앞길에도 방향을 제시했다. 그간 대정부투쟁엔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조직의 내실을 기하는 면에서는 부족했음을 지적하며 ‘업무 풍요화’(Job-Enrichment)를 통해 전교조가 새롭게 거듭날 것을 촉구했다.   
  
여러 세대가 중첩되는 것이 교직 현실임을 감안, 다양한 내용과 프로그램으로 동료 교사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로 현재 교대를 다니는 학생들은 형식적 민주화 속에서 사회에서 실패를 모르고 자란 세대여서 진보, 사회적 당위라는 70~80년대의 논리로는 설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조직가입률이 떨어진다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교사들을 흡인해야 하고, 조직이 가진 문화적 자산을 기반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세련되게 능력을 발휘해 동료들을 감동시킨다면 많은 교사들이 가입하고, 뿌리가 탄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외에도 지역활동가들과 단단한 연대를 형성할 필요성, 사회적 약자들의 요구에 응답해 사회적인 성과를 구체적 자료형태로 쌓을 것 등도 주문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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