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의 자본이여 단결하라!
만국의 자본이여 단결하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10.3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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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룡 자치분권 전국연대 공동대표

미증유의 금융공황을 맞은 세계는 지금 충격과 공포 속에 공멸의 위기의식으로 극도의 불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상초유의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
  
최근 우리정부가 ‘선방하고 있다’며 자평하던 주식시장이 한때 1000포인트가 무너지며 붕괴하자 네티즌들은 747공약이 사실은 주가지수 공약이었다며 조롱과 비난, 분노를 쏟아냈었다. 집권초기 환율이 급등하기 직전, 수출대기업을 통한 성장률을 달성하고자 환율을 미리 끌어올려서 마치 태풍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 배를 미리 몰고 가버린 정부이기에 국민들은 불안하고 시장의 신뢰는 땅에 떨어져 버린 것이다.
  
단기처방 스왑체결 거품에 불과 
  
다행히 며칠 전 미국연방 중앙은행과 한국은행이 통화 맞교환이라는 스왑을 체결하여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의 걱정은 사라지고 금융시장은 안정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어쩌면 당분간 극도로 팽창시킨 유동성으로 인해 금융시장은 안정되거나 단기호황(금융시장만의 호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자 다시 거품에 공기를 불어 넣어 거품을 유지하거나 더욱 부풀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과의 스왑을 통한 외환확보의 절대량은 충분치 않으며 실물의 침체와 위기의 점증은 피하기 어렵다. 이미 전(全)세계 그 어디에도 무풍지대는 없으며 모든 나라 모든 국민이 가난해지고 있을 뿐이다.
  
초기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가 불거질 때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리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물론 폴 크루그먼 같은 예외는 있다). 혹시 최악의 경우라 할지라도 지난 미국정부의 7,000억불 구제금융과 같은 전통적 방식으로 수습가능하리라 짐작했다. 미국이 수습되면 ‘기타 나라’들은 고통 없이 이 혼란을 넘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선제적 조치’로 ‘선방’을 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태는 그렇게 전개되지 않았다. 반짝 반등하던 미국 다우지수는 이내 폭락을 이어갔고 세계는 동시다발적으로 대공황의 터널을 향해 치닫기 시작한다. 이것은 1930년 대공황과 비교해도 가히 상상 그 이상의 현상이어서 그 당혹감이란 이루 말 할 수 없다.
  
사실 이번 금융위기는 적절히 통제되고 감시되지 않은 자본의 무차별적 증식으로 인한 재앙일 뿐이다. 금융파생상품이 또 다른 파생상품을 낳고 그 파생이 또 파생의 파생을 낳는 자본의 끝없는 탐욕이, 그 탐욕을 용인하고 오히려 권장했던 신자유주의란 이름의 부도덕 부정의가 금번 사태의 원인일 뿐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창시자이자 강제자인 미국이 이번 사태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과연 그들은 이 전대미문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해결한다면 어떤 방법일까.
  
미국중심, 다극체제로 전환될 것
  
기축통화인 달러를 이용해 빚잔치 위주로 놀고먹던 미국은 워싱턴에 20여개국 선진자본국 및 신흥국 정상들을 소집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주요국 중앙은행은 단위국가 차원의 정책결정을 포기하고 미국과 보조를 맞추어 이자율을 동시에 내리는 등 세계화의 후유증을 ‘좀 더 세계화된 방식’으로 해결하는 지혜(?)를 협의 중이다.
  
그리고 이 방식은 아마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자본의 세계화가 지구를 단일 경제권으로 만들었으며 위기가 그 같은 메카니즘에서 초래되었다면 마땅히 해법도 동일한 구조에서 모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은 모순구조를 더 큰 모순구조로 대체하는 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은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양보하게 될 것이다. 자국 달러의 세계화폐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거나 약화될 것이며-1987년의 ‘블랙 먼데이’를 맞혔던 월가의 ‘닥터 둠(Dr. Doom)’ 마크 파버(Faber)는 최근 “미국은 정부 능력을 넘어서는 부채 급증으로 궁극적으로 파산하고, 달러는 가치 없는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미국중심의 세계질서는 유럽연합과 중국, 일본 등 다극체제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21세기 안에 세계연합(World Union)이라는 신세계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그 같은 신세계가 갈등과 혼돈의 지구촌이 아닌 평화와 공존의 문명사적 지혜를 구현하는 번영의 유토피아이길 소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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