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한 신문유통구조에 희생된 죽음”
“혼탁한 신문유통구조에 희생된 죽음”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8.08.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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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맨-어느 신문 지국장의 죽음’ 상영회

▲ 김동조 전국신문판매연대 위원장.
신문이 죽어가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이 발행하는 월간 <시민과 방송> 7월호에 따르면 신문 정기 구독자가 36.8%로 조사됐다. 1996년 69.3%였던 구독률과 비교해 보면 두 배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급기야 광고 중단운동을 전개했다. 신문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이다.
  
매체의 전환 역시 종이신문을 생명을 위협했다. 눈에 띄게 줄어든 독자 감소로 인해 애를 먹는 건 중앙지 신문 지국이다.

중앙 신문사들의 지국에 대한 횡포와 왜곡된 판매 부수 고발 등 혼탁한 신문 유통업계를 낱낱이 고발하는 다큐멘터리가 상영돼 눈길을 끈다.
  
지난달 26일 광주전남민언련이 주관한 다큐영화 ‘뉴스페이퍼맨- 어느 신문 지국장의 죽음(김은경 감독)'이 그것. 영화는 23년 동안 메이저 신문사들의 지국을 운영해 오던 지국장이 1억 5천여만원의 빚을 남긴 채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가, 의문으로 시작된다.
  
국내 신문시장 점유율 1·2·3위를 다투는 조·중·동 메이저 신문사들의 지국에 대한 횡포는 전 신문지국장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됐다.
  
영화 상영 후 이야기 마당 손님으로 초대된 김동조 전국 신문판대연대위원장은 “신문사들은 약정서를 들먹이며 목을 조여온다”며 “현대판 노예문서나 다름없는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계약서를 빌미로 온갖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매년 구독 확장 목표를 정해놓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지원금조차 지원해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신문 구독률이 떨어지는 건 신문사가 그만큼 가치 있는 기사를 내놓지 않고 있단 이야기 아니냐”며 “신문사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를 무조건식으로 지국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가지와 경품 제공을 금지하는 신문고시법에도 불구 지국에서는 떠안은 독자 확보를 위해 개인 사비를 털어 경품을 제공하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는 것.
  
신문 지국이 불합리함을 호소라도 할라치면 이들 신문사들은 가차 없이 지국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 버리는 등 횡포는 날로 심해졌다.
  
김 위원장은 “조·중·동이 제시하는 자료는 거품이 많다”며 “신문 구독률 인상에도 불구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지대는 그대로였다”고 횡포를 고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차 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했다. 김 위원장은 “사법부는 조·중·동 눈치를 보며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이고 있다”며 “신문 지국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비단 신문 지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문의 신뢰도 회복과 언론 개혁을 위해서라도 폐쇄적인 신문 구조 개혁은 불가피하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신문은 질로서 독자에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그들의 횡포를 끊임없이 사회문제로 부각시켜 투명한 신문유통구조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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