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재도전, 경제적 효과 vs 선거용 이벤트
U-대회 재도전, 경제적 효과 vs 선거용 이벤트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8.08.08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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贊-인지도 제고·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
反-특정 집단 이익위해 혈세투입 안될 말

지난 5일 동구 전남발전연구원에서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주최로 U-대회 관련 2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6일자 지역 일간지들은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은 이기신 광주시마케팅 본부장을 위시한 재도전 찬성 측이 일방적으로 밀렸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중론이었다.

2015년 U-대회 유치 재도전을 두고 지역사회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공개석상에서 “재도전은 전적으로 시민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재도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측에서는 그 말을 믿지 않는 눈치다.

광주시가 겉으로는 토론회 등에 참여하며 여론을 수렴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내부적으로 재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지금 광주는 재도전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재도전을 의미하는 유치의향서를 오는 10월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제출하려면, 그 전에 재도전 여부가 결정나야 하기에 시간이 촉박하다.

광주시를 비롯 재도전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지난 1차 도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논리다. 하지만 비판적인 측에서는 확실한 목소리로 1차 유치 예산사용내역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심지어 U-대회 무용론까지도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일 동구 전남발전연구원에서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주최해 ‘2015광주하계U대회 유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U-대회 관련 2차 토론회가 열렸다. 주요 일간지에서는 ‘팽팽’했다는 논조로 이날 토론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사실은 광주시를 비롯한 재도전 주장 측의 빈약한 논리와 자가당착을 확인한 자리였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중론이었다.
  
▲예산 사용내역 공개- 이기신 광주시마케팅 본부장은 지난달 9일 열린 1차 토론회와 마찬가지 이유를 들어 지난 유치를 위해 쓰인 예산 사용내역 공개를 거부했다.

이유인즉 예산사용 내역 공개=재도전 포기 선언이라는 주장. 유치를 위해 뛰다보니 “밥도 먹고, 술도 먹었는데” 이를 공개하면 FISU 집행위원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이고, 국가적 신뢰도에도 손상이 온다고 했다.

또 그 내역을 공개할 법적 의무도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공개를 주장하는 윤민호 민노당 광주시당 사무처장은 “실패에 대한 평가없이 재도전 주장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재도전을 위해서는 예산 사용내역 공개가 순서”라고 말했다.

이기훈 누리문화재단 사무처장도 행정의 투명성은 시민적 공감대 형성의 최소한의 선결조건임을 강조했다. 재도전 입장인 정형식 조선대 경영대 교수도 유치실패의 이유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유치전략을 세우라는 주문을 내놓기는 했지만, 그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는 않아 언급하는 선에서 그쳤다.
  
▲ 내년에도 공항에 내보내시렵니까-지난 5월 1일 FISU 실사단의 광주방문 때 어린 아이들은 두 시간이 넘게 사람들로 꽉 들어찬 공항에서 실사단을 기다렸다. 동원이 없었다고 손사래를 치는 광주시의 주장처럼 이 어린이들도 자발적으로 공항에 나왔는지는 의문이다.

▲재도전의 명분-
이 본부장을 비롯한 재도전 측 인사들은 ‘국제적 도시 위상 제고’,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을 들어 1차 도전 때와  동일한 논리를 폈다.

하지만 정희준 부산동아대 사회체육학부 교수는 캐나다 몬트리올·일본 나가노· 무주·인천·부산 등 국내외의 실패 사례를 다양하게 들어가며 “국제스포츠이벤트는 경제적 효과가 없고,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도 소수 건설개발업자나 지역 토호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며 무용론을 주장했다.

막대한 국고와 시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대회가 특정 집단의 경제적 이익만 창출하며, 결국에는 지자체장의 재선을 보장하는 역할만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재도전 측에서는 “경제효과 있다”,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자료나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이 본부장은 “광주는 경기장 많이 지을 필요 없이 수영장 하나만 지으면 당장 유치가 가능하다”는 한 FISU 집행위원의 말에 고무된 듯 그간 1차 도전의 근거가 됐고, 앞으로 재도전의 발판이 될 ‘2013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타당성 조사(용역:대외경제정책연구원)’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발언을 해 방청객들을 당황시키며, 그간 광주시가 얼마나 빈약한 근거에서 대회 유치를 추진해 왔는가를 반증했다.      
  
▲2015유치 가능성- 이 본부장은 1차 유치 실패의 경험을 살리고, 그간 FISU 집행위원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 두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하지만 정희준 교수는 각 도시간의 경쟁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는 FISU 집행위원의 말을 그대로 믿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한 번 유치에 실패했다고, 온정론이 쏟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이 처장도 또 다시 시간에 쫓겨 졸속 추진되는 것을 염려하며, 충분한 논의를 위해서 2015년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행정·의회·시민단체·학계 등이 참여하는 (가칭)국제행사(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 국제대회 유치 문제를 바라보고 합의를 끌어내자는 것.
  
▲의견수렴방법- 재도전 여부를 시민의 뜻에 맞기겠다는 박 시장의 방침이 있었고, 과연 어떻게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공정할 것인가가 쟁점이 됐다. 의견수렴 방법을 놓고 일순간 분위기는 광주시의회가 대의기관임을 내세워 여론 수렴의 적임자라는 논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1차 도전 과정에서 시의회가 제대로 U-대회 관련 감시를 했는지 의문이다”며 전혀 역할을 해내지 못했기에 시의회를 의견수렴의 대의기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토론회에서 시민의견수렴 절차를 구체적으로 확정할 것을 내심 바라던 재도전 측은 여기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앞으로 대안을 모색하기로 하는 선에서 논의를 끝냈다.
  
이번 토론을 계기로 광주 사회에는 U-대회 재도전에 곱지않은 시선으로 구체적으로 그 논의를 반박하는 목소리가 명백하게 표출됐다. 이런 주장을 시가 듣는 것에 만족하며 수순에 따라 재도전을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면밀히 검토하여 늦어지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는 정책을 추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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