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체험하는 불심(佛心)
도심에서 체험하는 불심(佛心)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3.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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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강좌, 부부관계성장프로그램, 템플스테이까지

 멀게만 느껴졌던 불교사찰이 메마른 도시인들의 삶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 선덕사(주지 행법스님, 동구 산수동 소재)와 무각사(주지 청학스님, 서구 치평동 소재)가 광주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이어서 주목을 끈다.

두 사찰 모두 도심 속에 위치해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도시의 무한경쟁 속에서 심신이 지쳐있는 시민들이라면 이제 가까운 곳에서 삶을 뒤돌아보고, 의미와 여유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천리향의 향기가 가득한 선덕사에는 부설 ‘선재문화원’이 있다. 우리지역 최초의 사찰 문화원인 이곳에서는 지난해부터 전래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키우는 ‘놀토학당’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오는 4월에는 한반도 대운하의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으로 네 번째 ‘문화강좌’가 열린다. 강의는 △15일 ‘배가 산으로 가면 어떻게 될까?’(도법스님) △22일 ‘강물과 함께해 온 인류의 역사’(신정일 우리땅 걷기 대표) △26일 ‘영산강에서 듣는 생명과 문화 이야기’(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 소장) 순으로 진행된다.

앞으로 ‘자기성찰 및 부부관계성장 프로그램’, ‘좋은 책 100권 읽기운동’ 등의 프로그램을 펼칠 계획도 갖고 있다.

선덕사 주지 행법스님은 무엇보다도 가정의 화목을 강조했다. “감정이 묵으면 살얼음처럼 마음속에서 사각거린다. 부부간에 한(恨)을 쌓지 말고, 상담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이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기를 당부했다.  

단정하고 깔끔하게 경내가 정돈되어 있는 무각사는 지난주(22일~23일)부터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토·일요일 1박2일간 ‘참 나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자기수행 시간을 갖는다. 묵언, 참선, 기도, 108배, 걷기명상, 주지스님과 함께하는 차담(茶啖)시간 등이 그 내용이다. 첫 행사는 참가자들의 잔잔한 반향 속에서 마무리됐다.

▲ 지난 22일 무각사에서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시민들이 선방에서 명상을 하고 있다. /사진=무각사
김광란 기획실장은 “앞으로 놀토에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할 것이다”면서 “5.18을 계기로 광주를 방문하는 외지인들과 나아가 외국인들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로 확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템플스테이가 진행되는 선방은 평상시에는 ‘시민선방’이란 이름으로 일반인들이 참선하는 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무각사는 주지 청학스님을 중심으로 앞으로 ‘문화센터’도 개원하여 시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산속 한적한 곳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던 불심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한 발짝 우리의 곁으로 다가왔다. 속도의 어지러움에 치여 정신없이 살아가는 시민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여유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재충전의 공간으로 도심 속 사찰이 자리를 잡아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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