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숙 조각설치展 『타성』
박윤숙 조각설치展 『타성』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3.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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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롯데화랑 창작지원전

▲ 박윤숙 作. <중년의 고독>
광주지역 젊은 작가들의 지원 발굴이라는 취지하에 창작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광주롯데화랑에서 첫 번째 전시로 박윤숙씨의 조각 설치전을 진행한다. 박 씨의 이번 전시는 첫 번째 개인전으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가의 이번 작업은 일상에 함몰된 규범적 자아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 일상은 습관적으로 반복된다. 특히 현대인들에 일상의 무게는 더 이상 삶을 동반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이란 부딪힘이고 관계 지워가는 과정 속에서 따스한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이라고 하는 도구적 생산에 치중된 나머지 삶 속에서 내몰리고 허구적 실체를 보듬어 안아야만 한다. 삶과 일상은 구분될 수 없지만 삶을 품지 못하는 타성적 행위는 삶의 울타리를 벗어나 분절적인 개체성을 안아야만 한다. 아마도 이 지점에서 작가의 작업적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두 눈으로 온전하게 볼 수 없는 세상과 짙게 드리워지 일상의 무게의 짓눌림, 현실을 지탱하기에 버거운 감싸 안은 상처의 흔적들 속에서 현대인의 고달픈 일상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익숙하게 길들여진 타성의 그림자는 어릴 적 동심으로 출구를 찾고 있다. 작품을 통해 소중함이 빛을 바랜 그 흔적 속에서 동심의 고향 빛 삶의 여유와 지혜를 체감하고  회색 빛 실타래를 풀고자 하는 애정을 읽을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습관적인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라는 작가의 자조적인 말과 일맥상통하듯이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다. 일상이라고 하는 타성적인 행위의 반복은 삶의 그늘을 지우고 삶의 원형적인 모습을 자해한다. 원형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은 삶을 지속하는 이유이기 하다. 잃어버리고 놓쳐버린 흐릿한 기억을 찾아가는 슬픈 몸부림 속에 두려움과 솔직함을 여과 없이 보여준 작가의 단호함이 돋보이는 전시이다. 이달 1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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