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혈관센터 유치의 조건
국립심혈관센터 유치의 조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1.28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칼럼]이재의(나노생물방제실용화센터 소장)

전남대병원 심장센터는 방문환자를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국립심혈관센터’를 장성에다 유치하기 위한 ‘1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달 남짓 사이에 서명자가 5천여 명에 이를 만큼 관심이 뜨겁다. 서명결과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관계부처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전남 장성지역에 국립심혈관센터를 유치, 호남권 주민에게 전문적인 치료혜택을 부여하고 심뇌혈관계 의료기술을 국제화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대선 때 발간한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제하의 한나라당 광주?전북?전남지역 권역별 정책 공약집 47페이지에 적혀있는 내용이다.

심뇌혈관질환은 심근경색 협심증 등 허혈성심장질환과 고혈압, 심부전증, 동맥경화, 뇌졸중, 당뇨 등을 일컫는다. 빠른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요즘 이 분야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암이 사망률 1위였는데 최근 바뀌었다. 2004년 암 사망률 25.6%, 심혈관질환 28.1%로 암을 능가했다. 허혈성심질환자의 사망률만 보아도 1994년에 인구 10만 명당 12.6명이었는데 2004년에는 26.3명으로 10년 동안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이로 인한 요양급여 비용 또한 2004년 1조5천억 원에 이르고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은 질병의 조기발견과 금연, 적절한 운동, 식생활 개선 등 지속적인 예방활동을 통해 사망률이나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 암의 경우 국립암센터를 설립하여 이런 활동을 국가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벌인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암과 마찬가지로 심뇌혈관질환도 국가차원에서 예방, 응급진료체계 구축, 치료기술연구, 의료기기 및 의약품 산업화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미국은 1948년 국립심혈관센터를 설립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사망률을 무려 50%나 낮췄다. 일본 역시 1977년 지방 도시인 오사카에다 국립센터를 설립하였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이 같은 기능을 갖춘 국립심혈관센터가 설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대병원은 심장센터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지난해부터 국립심혈관센터를 우리지역에다 설립하자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 분야에서 전대병원은 전국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국 최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치료, 관상동맥 중재술 시술 성공률 98%로 1위, 최근 5년 동안 심장질환치료관련 논문도 가장 많이 발표했다. 노인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전남지역의 특성상 이 분야 환자들도 매우 많기 때문에 국립심혈관센터가 절실한 실정이다. 만약 센터가 우리지역에 들어선다면 3시간 내 응급치료를 필요로 하는 심뇌혈관질환의 특성상 광주와 가까우면서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장성이 최적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임 장성군수는 전대병원과 협력하여 현재 조성중인 나노산업단지에 이 센터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인수위원회와 접촉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성소재 나노바이오센터는 고등광기술연구소가 보유한 펨토초레이저와 나노기술을 연계하여 신개념의 심장수술용 의료기기, 의약품 등 관련분야 의료산업을 키워나간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나노바이오센터는 독일 퀄리메드사와 기술협력을 통해 장성에서 심혈관용 핵심 의료부품인 스텐트 생산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센터가 이 지역에 들어선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부가가치 생물산업 육성을 목표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전남도의 경우 이 분야를 중심으로 나노바이오분야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산업 발달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심혈관센터 유치는 이제 시작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지역에서 할 일은 먼저 하면서 중앙정부에 공약사항 이행 등 결단을 촉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