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도 자주파-평등파 논란
지역에서도 자주파-평등파 논란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8.01.15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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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북구 의원 “자주파 태도 실망해 탈당”

최근 민주노동당이 대통령 선거 참패 이후 자주파(NL)와 평등파(PD) 간에 책임론을 둘러싸고 격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광주 북구의회 민주노동당 출신 김상훈(43) 의원이 지난 대선 전날 탈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양 진영 간 오랜 갈등이 지역에서도 표면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민주노동당 출신 8명의 광주 구의원 중 평등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이번 당내 분당파동의 한 축인 자주파의 패권주의에 반발해 지난해 12월 18일 광주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민노당 출신 현역 지방의원이 임기 도중 탈당계를 제출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당 쇄신 차원에서 평등파 출신 심상정 국회위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문제를 놓고 여전히 계파간 이념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탈당의 변이 자칫 여러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극구 인터뷰를 사양하는 김 의원을 지난 9일 몇 번의 설득 끝에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아직도 의회 사무실에 출근하면 당 게시판을 둘러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창당 때부터 가져온 애정은 여전하다”고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소수파에 대한 배려 없이 조직과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다수파의 전횡이 이대로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당이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현대자동차서비스(주) 노조간부 출신인 김 의원은 “현장에서는 정작 NL이니 PD니 사상적 문제를 다툴 여유도 없이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당 창당 이후 당권을 다투면서 결정적인 사안을 두고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자주파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왔다”고 말했다.

이질적인 노선 그리고 정강·정책의 시각차이에 따른 판단이라기보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실망감이 더 큰 탈당 이유였다는 것.

김 의원이 대선 전날 탈당계를 제출하게 된 것은 권영길 후보의 선거전략에 대한 불만도 일정부분 작용했지만 그보다 자주파 진영이 2008년 총선예비후보 등록과정에서 보여준 납득하기 힘든 태도가 결정적이었다.

1차 신청에서 평등파 출신 A씨가 북을 후보로 먼저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없는 기타 선거구에 2차 추가등록을 받는 과정에서 자주파 출신 B씨가 다시 북을 지역에 공천신청을 한 것.

김 의원은 “북갑 지역이 비어있는 상황에서 북갑 출신인 B씨가 굳이 북을에 공천신청을 한 것은 명백히 평등파 출신인 A씨를 밀어내기 위한 행위로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며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민노당에서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그러나 어디까지 개인적인 소신문제이지 이번 정파대립 논란과는  상관없는 일이며 본인의 탈당이 행여 그런 식으로 비쳐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완곡히 말했다.

결국 이번 총선 공천신청 과정에서 그 동안 쌓여 온 불만이 폭발하면서 김 의원은 탈당이라는 형식으로 문제제기를 한 셈인데 때마침 중앙당의 분당파동과 겹쳐 지역에서도 이 문제가 양 진영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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