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든 기업이든 개인선택 문제”
“정치든 기업이든 개인선택 문제”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8.01.11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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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임원으로 자리 옮긴 정찬용 전 인사수석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9일 현대·기아차 그룹의 인재개발원장(사장급)으로 임명됐다. 지역에서 광주YMCA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시민단체를 이끌어 온 정 전 수석은 NGO출신으로 또 청와대 수석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대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역에서는 정 전 수석의 이번 현대家 입성을 두고 환영과 서운함이 엇갈리는 표정이다.

인재개발원장으로 출근한지 3일째인 지난 11일 정 전 수석과 전화로 간단한 인터뷰를 나눠봤다.

정 전 수석은 현대·기아차 인재개발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배경에 대해 “그 동안 정몽구 회장이 R&D투자로 좋은 차를 만들었고 국내와 세계에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등 우리나라를 세계시장에서 6~7위의 자동차 강국으로 끌어올렸다”며 “현대 측에서 더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재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 본인에게 요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거창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일부터 YMCA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잘 키워내려고 노력했던 일, 한빛고등학교 설립에 관여한 일,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일 등 사람을 가르치고 교육시켰던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10만명에 가까운 현대차 직원들이 보다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수석은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지난해부터 정 회장과 호흡을 맞춰 왔으며 그 때 인연으로 인재개발원장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수석은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성공과 더불어 10일 서남권종합발전계획이 정부에서 최종 확정돼 서남해안포럼 상임대표로서도 남다른 감회를 표시했다.

그는 “여수 세계박람회나 서남권종합발전계획 모두 앞으로의 일이 더 중요하다”며 “차기 정부가 정확한 정책의지를 가지고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역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앞으로 우리 지역은 예향, 미향, 의향에 이어 제향(濟鄕)으로 불릴 수 있도록 경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경제가 바로 서지 못하고서는 지역의 미래가 어두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정 전 수석의 이번 선택을 놓고 지역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줄 줄 알았는데 서운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올해 4월 총선 출마를 예상했던 사람들도 뜻밖이라는 분위기. 이에 대해 정 전 수석은 “정치로 가느냐 안 가느냐는 개인 선택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현대도 최근 큰 일을 겪으면서 바르게 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존경받고 성공하는 회사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비록 사기업이긴 하지만 NGO 의 전문성을 갖고 활동해 온 정 전 수석이 양심적인 태도와 합리적인 정신으로 기업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기업체의 경험과 경륜을 익혀 우리지역에 더 큰 에너지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수석은 1950년 전남 영암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를 나와 광주YMCA사무총장,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 외교통상부 NGO담당대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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