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 그 끝은 어디인가?
사학비리, 그 끝은 어디인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2.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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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등등]장휘국(광주광역시 교육위원)

며칠 전 순천에 있는 모 사립대학에서 여러 해 동안 백화점식 사학비리를 저질러 온 사실이 경찰의 수사로 밝혀졌다. 큰 충격이다. 

부부가 이사장과 총장을, 아들은 부총장, 딸은 기획실장을 맡았고, 조카들도 총무처장과 입시처장 등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고 한다. 가히 사학 족벌왕국의 모델이다.

거기에다 교수를 채용하면서 8천만원에서 1억4천만원까지 모두 14억5천만원을 받아 챙겼고, 편입생을 부당하게 모집하면서 한 명에 얼마씩 모집 수당을 주고, 편입생의 등록금 11억여원을 가로채고, 학교 예산을 자기 호주머니 돈처럼 썼다고 한다. 가히 백화점식 비리다.

누가 사학법의 금제를 풀었는가

사학비리가 이 학교만의 일도 아니다. 학교를 족벌체제로 운영하면서 교비를 횡령하고, 교수 채용에서 뒷돈을 받는 등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여러 차례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고, 지금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사립학교를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개방형 이사를 도입하고 족벌을 배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으로 사립학교법을 개정하였다.

그러나 그 최소한의 장치마저 해제하고 마음대로 비리를 저지를 수 있도록 재개정(개악) 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 불과 다섯 달 전이다. 사학비리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를 풀어버린 것이다. 사학 법인들이 왜 그렇게 극렬하게 개악에 매달렸는지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런 백화점식 비리로 얻는 이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일부 종교 보수단체와 사립학교 법인의 극렬한 반대, 거기에 편승하여 표를 얻고자하는 보수 정당들의 야합으로 그렇게 되었다. 그 보수 정당의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이고, 그는 이렇게 썩은 사학에 ‘자율’이라는 허울을 씌워 주려고 한다. 정말 걱정스럽다.

사학비리가 금전적 비리에만 그치는가? 아니다. 학생들의 성적에도 미치고 있다.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파행운영과 성적 조작에도 이르고 있다.

교육 당국의 방관과 교묘한 조장 아래 실력을 올린다는 명분으로 온갖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과목을 다른 과목으로 바꾸면서 이중 시간표를 제시하여 거짓과 속임수를 가르치고, 가르치지도 않은 과목의 점수를 만들어 내는 성적 조작까지 한 것이 드러났다. 그러고도 버젓이 대입 성적을 올리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변명하고 있다.

누가 국민들 팔을 걷어부치게 하는가

사학비리로 생긴 피해는 누가 보는가? 학생과 학부모뿐인가? 아니다. 바로 국민과 국가이다. 말로는 교육이 국가의 장래를 결정한다고 하면서도, 그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 학원이 부정?부패와 비리로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해도 바로 잡기보다는 그저 ‘자율’이라는 허울로 덮어두자고 하니 이 나라가 어떻게 될까? 매우 걱정스럽다.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후보들의 공약이 현란하다.

여러 분야에 장밋빛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 분야에도 대학입시와 학교 제도, 사교육비 절감 등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교육 비리, 특히 사립학교 비리를 척결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이루겠다는 후보는 없으니 참 서글프다.

권력을 잡고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후보들이 부정·부패와 비리를 척결할 의지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또 다시 국민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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