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 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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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1.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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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정용식(광주중앙자동차 운전전문학원 원장)

우리나라 콘돔이 세계 최고란다.  그래서 최근 물리적 피임기구 국제표준화 총회도 한국에서 개최되었다고 한다. 단 세 곳뿐인 우리 중소기업이 세계 콘돔시장 30%를 점유하며 1위라는 소식은 콘돔을 쓰는 남성들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1위를 점유하고 있는 그 힘은 바로 국제표준화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었다는 데 있다. 표준이 산업경쟁력 강화와 소비자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매우 유용한 수단임을 확인해준 것이고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주미대사가 한국의 정치는 예측 불허라고 했다 한다. 한국의 내노라 하는 정치학자들이 모여서도 답을 내지 못했다 한다. 자고나니 갑자기 10년전으로 정치 시계가 되돌려 지기도하니 점쟁이들 그 결과를 예측하겠는가?  

세계적인 기업이며 우리경제의 중추를 담당하는 삼성, 현대 오너들이 불법, 편법 증여로 재판정에 들낙거리더니 결국 그 부패 고리역할을 담당했던 자에 의해 치부가 다시금 만천하에 들어나고 추악한 부패사슬들이 벗겨질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현직 국세청장은 인사청탁 상납비리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납관행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돌고 있다.  그래도 국민을 먹여 살리고 있는 세계적 기업들이 아닌가, 그래도 국민들의 50% 이상 지지를 받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모두가 그렇게 해온 관행 아닌가?  그 정도의 불법, 편법을 가지고. 항변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글픈 일이다. 우리사회는 이미 ‘부패’가, ‘몰상식’이 관행으로 인정되는 사회가 되고 만 것일까?

재벌들이 어떻게 자본을 축척했는가? 국민혈세를 바탕으로, 정부의 보호아래, 농어민,노동자의 피해를 근거로, 그것도 부족하여 몰래 빼돌리고, 뒷주머니로 자식에게 물려주고, 온갖 추악한 비리, 불법 감추려고 권력기관에 로비로 공생 해왔던 것이 한국식 자본주의 정석이었지 않는가? 재벌 CEO 출신으로 그러한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왔기에 온갖 잡동사니 의혹으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면서도 서민경제 활성화를 외치며 삶에 지쳐버린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가 국민들의 뇌리에는 재벌과 그 CEO들의 불법, 편법은 너무 오래된 그리고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적 불감증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를 빌미로 그 조직의 왕중왕이 대선 경쟁에 뛰어들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다.  

우리사회의 부패고리, 천민자본주의, 원칙도 없는 후진적 정치형태가 17대 대선과정을 통째로 휘감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결코 우리사회에서 기업가들이 지켜내기 어려운 길을 걸어오면서 “표준”을 만들고자 했던 기업이 있어왔고 ‘UN글로벌 컴팩트’에 참여해서 인권,노동,환경, 반부패에 동참하며 글로벌 네트워크에 참여해가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 한국식 자본주의가 천민자본주의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선 최소한 표준이 있어야 하고 그 표준에 따른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가 부패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정치에든 경제에든 “정도”가 있어야 하며, 그것이 “정치민주”“경제민주”인 것이다.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는 길, 그것이 우리사회를 바꿔가고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하는 길이다.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콘돔’에서 배울 일이다. ‘표준’은 결코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사회,문화 모든 부분에 적용되어지고 있으며 우리 삶의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2007년 대선은 “정도”를 찾는 “경제민주화”의 첫 걸음을 걷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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