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생물산업’ 어떻게 추진되나
전남 ‘생물산업’ 어떻게 추진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1.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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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이재의(나노생물방제실용화센터 소장)

전남도는 ‘생물산업’을 신소재, 물류, 문화관광 등과 더불어 4대 지역전략산업 가운데 핵심적인 분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생물산업은 요즘 뜨고 있는 소위 ‘바이오’ 분야를 총칭한다. 바이오산업은 편의상 의료분야인 ‘레드바이오(red bio)’, 농수산업분야 ‘그린바이오(green bio)’, 환경분야 ‘화이트바이오(white bio)’ 등 3가지로 나뉜다. 전남은 그린바이오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한국을 먹여 살릴 미래 유망기술 100가지’를 발표했다. BT분야 25건, IT 20건, NT 및 신소재 각각 11건, 융복합기술 10건 등이 꼽혔다. 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른 IT보다 앞으로 BT분야의 성장가능성이 더 크다는 증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린바이오는 아직 그리 큰 돈벌이가 안 되고 있는 형편이다. 쌀 과일 채소 등 농산물 1차 산품을 그대로 판매하거나 단순가공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남도는 1차 산품을 가공과정을 거쳐 2차 혹은 3차 산업화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어서 팔자는 것이다. 그 방향은 대략 4가지다.

첫째, 쌀 양파 배 버섯을 비롯 김 다시마 톳 등 이 지역에 풍부한 1차 자원을 고급 선물용 쌀케익, 양파즙, 배즙, 제빵 원료 등 가공식품산업으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식품소재의 국내시장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시장성이 좋은 분야다.

둘째, 기능성식품 혹은 천연화장품 원료로 개발하거나 한걸음 더 나아가 오랜 기간 약효가 입증된 산야초 등을 활용하여 생물의약품을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역시 훨씬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셋째, 이들 특산자원을 나노 수준으로 정밀하게 가공할 경우 전혀 새로운 산업용 소재를 만들 수 있다. 한마디로 ‘블루오션’이 기다리고 있다. 가령 쌀 껍질인 왕겨를 높은 온도에서 태워 몇 단계 가공과정을 거치면 순도가 높고 매우 정교한 나노 크기의 ‘실리카’를 만들 수 있다. 나노실리카는 반도체연마제, 크기가 매우 작은 바이러스도 걸러낼 수 있는 의료용 고기능성 필터 등 다방면에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향후 고부가가치 나노바이오 신소재로 주목된다. 왕겨는 벼농사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우리지역에서 싼 값으로 원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넷째, 친환경농업의 기술적 바탕을 조성하는 일이다. 친환경농업의 핵심은 화학농약과 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천적, 미생물, 생물농약 등 농자재분야에서 생물학적 방제수단이 강구돼야 가능하다. 지금껏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투자가 미미했다. 그 결과 우리 농산물의 가치가 일본이나 네덜란드 등 친환경농법에 의해 생산된 제품보다 저평가됐다.

이 같은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전남도는 생물산업진흥재단을 만들었다. 나주에 식품가공을 위한 ‘생물산업지원센터’, 화순에 독감백신 등 생물의약품 생산을 위한 ‘생물산업연구센터’, 그리고 장성과 곡성에 ‘나노생물방제실용화센터’를 설립, 각각 나노바이오산업과 생물학적방제산업의 기반을 만들고 있다. 또한 장흥에 천연자원연구원, 완도에는 해양바이오연구센터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들은 2010년쯤이면 대략 완성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낙후지역의 대명사처럼 지목되어왔던 이 지역도 그린바이오를 활용한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의 창출을 위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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