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상술과 효율성
모니터 상술과 효율성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0.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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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정용식(중앙자동차 운전학원 원장)

어떤 이들을 이를 일컬어 사기수법이라고 하는 ‘모니터 상술’이란게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다정스런 여성의 그런 전화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기 회사 제품의 모니터 요원으로 당첨되어서 상품을 그냥 보내드린다며 주소를 말하라는 전화다. 

솔깃도 하고 마음도 흔들려 주소를 일러주고 나면 곧바로 후회하는 그런 전화이다. 고속버스중간 휴게소에서 금장시계 들고 차내에 들어와 홍보차 몇분 추첨해서 그냥 나눠준다며 번호표 돌려 나눠주고 세금만 내라는 그러한 것 말이다. 이 사기 기술은 인간이 눈앞의 이익에 좌우되기 쉽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생각이 매우 짧아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해 눈앞의 이익을 들이 밀면 불나방처럼 달려든다는 원리를 이용하여 일반상술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기법중 하나이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경제문제가 최대의 화두가 되다보니 너도나도 경제대통령임을 자임하고 경제 효율성, 경제논리를 국가정책에도 그대로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교육정책도 야당 모후보는 철저히 장사꾼 방식을 선택하여 교육의 효율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경협 활성화에 많은 기대감이 있는 와중에도 경제적 효율성을 들먹이는 사람들이 있다. 준 것은 많고 얻은 것은 별로 없다느니, 아니면 그를 이행하고자하면 들어가는 비용 대비 경제적 타당성이 있겠는가?등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에 경제적 효율성 추구가 그 사회 발전을 얼마나 추동하고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으며, 모두가 은연중에 일상생활에서 철저히 효율성을 추구해 가며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공공성을 우선으로 하는 정부기구도, 하물며 시장기능이나 권력기능과 또 다른 시민사회영역조차도 경제적 효율성을 중시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일견 타당성도 있고, 신선함도 있고 그 효과도 있다. 

흔히들 장사꾼은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고, 사업가는 먼 미래의 이익을 바라본다고 말한다. 경제적 효율성도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속된말로 장사꾼의 계산법에 불과한 것이다. 즉 일순간엔 이득이 있는 것 같지만 장시간을 두고 보면 손해가 되는 그러한 계산법이다. 지금 우리사회에 경제논리,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이름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사꾼의 계산법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논리들이 판을 치고 있다. 백년을 내다보고 그 과실을 판단해야하는 교육, 민족의 머나먼 미래를 바라보아야 하는 남북문제까지도 눈앞의 이익을 위해 주판을 두드리고 있다. 국가경영을 꿈꾸며 대선에 출마한 사람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현혹한다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국가자금을 이용한 사업을 수행한답시고 사업은 간데없고 짜고 나눠먹는다면 비록 일각에선 적은 투자로 많은 효과를 보았다고 효율성이 높다고 주장할 수도 있겟지만 그것은 사기에 불과하다. 신정아, 변양균 사태 또한 로비를 통해 적은 투자로 많은 실리를 챙길 수 있었던 경제성이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것의 불법적인 행위에 불과했다. 우리사회가 경제논리와 효율성 추구를 내세우며 실은 모니터 상술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이에 국민들이 빠져든다면 이는 정말로 불행한 것이다.  과정과 실제 내용은 사라지고 처음과 끝만 존재하는 사회, 결코 그것은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당장의 눈앞의 이익도 중요하겠지만 백년 앞을 내다보는 태도. 그것이 경영 마인드이지 않는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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