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도로 옆 불법주차
시내버스 도로 옆 불법주차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9.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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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형광석(목포과학대학 케어복지학과 교수)

광주에서 시내버스 이용하기가 편해졌다.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 노선 안내판이 보기에 좋다. 시내버스의 현 위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전광판 때문에 버스 기다리기가 답답하지 않다. 또 버스에 오르면, 운전자가 어서 오시라고 웃으면서 인사한다. 여름철이라 에어컨 덕에 차 안이 시원해서 상쾌한 기분도 든다. 버스 내부도 비교적 깨끗하다. 단지 밀걸레나 물통이 보여서 마뜩하지 않을 뿐이다.   

시내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하는 정시성도 제법 좋아 보이나, 이를 방해하는 여러  장애요인 중 하나가 만만찮다고 생각된다.

걷기를 생활화하고 시내버스를 자주 타기 때문인지 도로 갓길에 주차된 각종 차량이 눈에 잘도 띈다. 인도까지 침범하여 개구리 주차한 차량도 많다. 인도가 확보된 도로 같으면 그래도 참을 만하다. 생기다 말아 있으나마한 비좁은 인도에 걸쳐 주차된 개구리 차량을 피해 걷자면 차도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럴 때면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버스 운전자도 어디서 보행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얼마나 긴장되겠는가.

횡단보도 턱 밑에 주차한 승용차도 보인다. 횡단보도 바로 앞의 인도를 상당히 점령한 승합차도 보인다. 그 차량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저쪽의 도로 상황이 보이지 않아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여간 신경이 곤두서지 않는다.

어떤 고급 승용차는 인도를 아예 통째로 점령한 채 가게 앞 한 가운데에 턱 주차한다. 보행자한테 피해가라고 윽박지르는 듯한 자태이다. 대단한 위세이다. 그 지점에서 보행자는 위험한 차도로 내려가 걸어야 한다. 일부 고급차의 주차 양태는 정말 꼴불견이다.

시내 도로는 걷기에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러한 주차가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길에서, 보행자가 적은 곳에서 벌어진다면, 이 아까운 지면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시내버스가 다니는 길에 주차하면, 보행자와, 버스 운전자와, 승객의 불편함은 불 보듯 뻔하니까 그렇다.  

얼마 전 봉선동에서 버스를 타고 백운동 방면으로 갔다. 앞서 말했듯이, 운전자도 상냥하고, 차 안도 시원해서, 버스 타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조금 가니까 왕복 2차선 도로 양 옆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많았다. 주차된 차량을 피하려고 버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우쭉우쭉해서 일순 짜증이 났다. 보아하니 버스 운전자도 상당히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는 양 옆에 주차를 해버리면 버스 한 대 겨우 지나갈 공간밖에 남지 않으므로 교행이 어렵다.  왕복 4차선 도로라고 별 다르겠는가. 도로 좁기로 이름난 봉선동이 아닌 동네라도 별 수 있겠는가.

시내버스가 운행하는 도로에서 벌어지는 일반 차량의 주차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는가. 관계 당국자는 그 해법을 알면서도 그저 손 놓고 방치하는가. 도로변 점포의 불만이 두려워서인가.

불법주차 단속의 약발은 오래가지 않는다. 필자는 시내버스 도로상의 불법주차 단속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럴 만큼 한가하지도 않고, 불법주차 단속이 강화되면 견인업체의 업무상 이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관계 당국자는 도로 소비자인 시민이 무단횡단이나 불법주차 등의 불법행위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마땅하다.

시내버스가 통행하는 왕복 2차선 도로에 일반 차량의 주차를 도저히 막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우선 질서정연하게라도 주차하도록 해야 한다. 길 양 옆에 일정하게 주차공간을 구획하여, 홀수 날에는 좌측 차도의 주차공간에, 짝수 날에는  우측 차도에  주차를 허용하는 홀짝제의 시행은 어려운가.       

시내버스가 통행하는 도로의 불법 주차 문제에 대한 현명한 해결방안의 도출을 기대한다. 그리하여 전국에서 광주 시내버스의 정시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되기를 바란다. 버스는 시간을 황금으로 인식하는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시내의 도로교통 환경이 보행자 중심, 시내버스 중심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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