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 백묘론(黑猫白猫論)
흑묘 백묘론(黑猫白猫論)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9.10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칼럼]정용식(광주중앙자동차 운전전문학원 원장)

黑猫白猫住老鼠就是好猫(흑묘 백묘 주노서 취시호묘)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다는 등소평의 실용주의 노선으로 현재의 중국을 표현하고 있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인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면 된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도 흑묘백묘론이 회자되고 있다. 과거의 색갈이야 어찌되었든 국민을 잘살게 할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자신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식이다.   

지난 6월경 세미나 관계로 몇몇분들과 연변의 민들레 생태촌을 방문하는 기회가 있었다. 연변시내에서 1시간이상 들어간 오지 마을이지만 생태경제운동을 전개하는 그분들의 눈빛만은 정말 진지하고 생동감이 있었다. 연변 민들레 생태산업연구 유한회사 리동춘 이사장은 조선족으로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자대회 대의원(우리나라 국회의원)를 지냈던 분으로서 우리들을 맞이하여 ‘왜 생태경제인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해주셨다. 토론자로 참여했던 나는 그 뜻과 열정에 공감하면서도 우문(愚問)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중국 국민들에겐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훨씬 중요한 문제가 아닌가? 등소평의 흑묘백묘론도~ 어찌고 저찌고 ” 요지는 중국의 실용주의 노선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이고 그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제개발과 환경보존의 조화’이니 ‘지속가능한 발전’이니 ‘ 국민들의 삶의 질’이니를 거론한들 중국내에서  그 현실성이 있단 말인가? 라는 질문이었다.

예상이라도 했듯 답은 명확했다. 등소평의 흑묘 백묘론은 단지 물질의 증강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발전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사람들의 삶의 질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지 외형적인 성장만을 두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례를 들어 답을 내렸다.

일찌기 수십년전에 유엔 인간환경회의에서는 《인간은 환경의 창조자이자 피조물》임을 분명히 하고 경제개발과 환경보전의 조화원칙을 선언했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연을 갈아엎는 행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뿐만 아니라 자손만대가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마저 파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경제에 ‘진짜’가 어디 있고 ‘가짜’가 어디 있으련만은 요즘 대선판에 그 논란이 한참이다.

과거 선거 최대 화두가 ‘정치민주화’ 였다면 올해 대선은 확연히 방향이 전환된 듯하다. 정치민주화에 굶주려왔던 국민이 실체적 민주주의가 정착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선 먹거리 문제로 자연스럽게 옮겨간 것이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오직 몇몇 대기업만 살찌고 중소기업은 도산, 실업율의 증가, 비정규직문제등 국민 전반의 삶의 질은 향상되기보다 하락되는 현실에서 각박한 삶을 탈출해 보고자 하는 희망이리라.

그래서 모든 후보들이 경제를 이야기하며 저마다 적격자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경제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에도 짝뚱이 있고. 짝뚱을 들고 외치는 지도자 있다니!,  국가의 미래에 대한 중차대한 문제이다. 모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국민적 논쟁이 필요할 것 같다. 흑묘 백묘론의 진실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정치민주화에서 경제민주화로의 전환의 토대가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활방식이 변해야 할뿐만 아니라 생산방식, 경제운영방식도 반드시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