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주는 정치를 바란다
감동을 주는 정치를 바란다
  • 곽규호 기자
  • 승인 2007.09.03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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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의눈]곽규호 편집장

2007 대선이 불과 100여일 앞이다.

지지율에서 일찌감치 앞서가던 한나라당은 후보를 결정지었다. 부동산투기, 금융 사기 연루 등 숱한 의혹을 딛고도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

이명박 당선의 승인은 뭘까? 첫 번째 꼽히는 것이 경제 살리기다. 대기업 회장을 역임했으니 경영능력을 발휘하여 국가경제를 되살려보라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는 한반도대운하 건설, 747공약(경제성장률 연간 7%,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세계 7대 선진국 진입) 등을 내걸었다. 대운하를 통해 건설경기를 부양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총수요를 증대시키자는 케인즈적 발상과 맞닿아 있다.

민주노동당도 대선 랠리를 벌이고 있다.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후보 등이 1, 2, 3위를 달리며 각기 ‘일하는 사람들의 새 공화국(권영길), 세박자 경제 공약(심상정), 민중의 힘으로 7공화국 건설(노회찬) 등 야심찬 공약을 내걸고 있다. 권 후보가 앞선 가운데 두 후보가 맹추격 중인 민노당의 후보 윤곽은 15일 최종 결정된다.

100일 앞둔 대선 혼미한 정국

원내 제 2당으로 출범한 민주신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사회단체 등이 결합한 새로운 이 정당에서도 금주 중 대선 후보를 뽑는다고 준비가 한창이다. 9룡이 경쟁한다고 한다. 용이 될 지, 지렁이가 될 지 알 수 없다. 아직까지는 한나라당 후보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이지만 후보가 선출되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저마다 공약을 내걸고 있다.

기업인 출신의 문국현씨가 나섰다. 인터넷에 돌풍이 불었다. 지금까지 얼굴을 내민 개혁을 내세우는 후보군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라는 게 네티즌들의 반응. 감동 먹었다는 댓글도 여럿이다.

선거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표를 찍게 하는 일이라면 감동을 줘야 하는 것이 정치일 수도 있다.

2007년 감동의 드라마를 일굴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지난 달 30일 서울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관에 모인 사람들의 주장이나 면면이 눈길을 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전국 351개 시민사회가 결합된 ‘대선시민연대’다. 몇 몇 시민단체들이 정치권과 연대를 위해 전선에 뛰어든 가운데 이들은 ‘후보가 아닌 유권자가 승리하는 선거’를 위해 출범했음을 밝혔다. 기존 후보군의 공약들이 개발주의와 성장주의에 치우쳐져 있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이들 대선시민연대의 운동 방향은 경제민주화 실현, 녹색사회 실현, 복지사회 실현, 교육개혁 실현, 평화국가 실현, 성평등사회 실현 등 삶의 질 향상이 기조다.

서민들 소망에 시대정신 있어

이날 출범식에는 택시기사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취직을 걱정하는 대학생들이 참가해 자신들의 입장에서 대선에 바라는 목소리를 방송형식으로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2007년 대선의 유권자들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경제개발과 대기업 살리기를 통한 경제부양이 아니다. 형식적이니 실질적이니 하는 민주화의 양면성도 , 1인당 GNP나 경제성장률 등은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정치”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먹거리를 만들어 차려줄 수 있는 세상” “해고 걱정 없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그들의 소망이다.

국민 모두의 소망일 수 있는 이같은 소박한 정치에의 꿈에는 사실 시대의 고민과 정신이 담겨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부의 편중과 양극화는 다른 어떤 국가 과제보다 우선 해결해야 한다. 대권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이 양극화라는 거대 괴물을 처리한다는 관점에서 남북 문제, 한미FTA 체결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고 경제 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저마다 감동을 주는 정치를 내세운다. 시대정신을 가지고 간다고 역설한다. 진정한 시대 정신은 여전히 남은 개혁과제의 완수를 비롯해 성장과 분배 논란을 넘어서는 서민 친화적 경제, 민생이 편안한 복지국가 건설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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