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상수와 변수를 보자
대선에서 상수와 변수를 보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8.27 1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칼럼]형광석(목포과학대학 케어복지학과 교수)

다들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 나갈 “대통령 후보는 바로 나요.” 하는 인사들의 표정이 그렇다.

오늘 아침 신문에 난 각 정당의 대선 후보 또는 출마선언 주자의 숫자를 세어 보았다. 21명에 이른다. 이 정도라면, 아마도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든지 대통령 후보로 한 번 나서볼 만하다는 속내를 가질 법하다. 어느 거대 정당은 경선을 통해서 이미 대선후보를 확정하였다. 경선과정에서 상처도 입었지만, 경쟁력도 커졌다는 분위기다. 차분한 모습으로도 읽힌다. 벌써 그 후보는 다양한 분야의 지도자를 만나서 지지를 호소하고 대민 접촉을 늘린다는 보도도 보인다.  한편 지금은 특정 정당의 대선후보에 대항할 상대방 진영의 후보로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시기이다. 현재 상대방 진영의 주자는 20명이다. 가히 누가 될지 모르는 안개 속이다.  

날씨가 맑아도, 오리무중이어도 우리는 분간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 나오는 후보들의 상수(常數)와 변수(變數)가 무엇인지를 보아야 한다.

수학에서 상수는 특정 숫자로서 일정한 수이다. 예를 들면, 3은 하나의 상수이다. 변수는 그 값을 확정하지 못한 채 변하는 수이다. 학창 시절 수학 시간에 많이 썼던 x와 y가 바로 변수이다. 종속변수 y의 값은 독립변수 x의 값이 변함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현실에서는 각 변수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를 칼로 두부 베듯 정확히 구별하기는 어렵다.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바뀌기도 하고, 이번 기간의 선행변수가 다음 기간에는 후행변수가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가 갖는 상수의 하나는 소속된 정당이 무엇이냐이다. 비록 이상일지라도 어느 정당이든지 국민의 마음을 붙들어 맬 산뜻한 깃발을 높이 든다. 실제 색깔이 표방하는 색깔과 다른 경우가 많다. 정당의 실제 모습은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들이 어떤 삶을 꾸려왔는가를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거짓말인지 참말인지 분간이 어려운 요즘 세상에서는, 당원 각자의 삶의 이력은 정당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제 아무리 올바르고 확고한 주체성을 가졌다는 후보도  결국 그가 소속한 정당의 실제 모습을 닮아간다. 말하자면, 대체로 사람의 생각은 서 있는 곳에서 결정된다.  

종속변수와 독립변수를 구별해야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남북관계, 미·중·러·일의 역학 관계,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세계 실물경제 동향 등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이러한 변수의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국력이다.  국력은 지도자의 국가 운용 능력이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진다.

대선후보로 확정된 어느 후보의 상수는 비교적 뚜렷하게 보인다. 그가 속한 정당은 이름을 몇 차례 바꾸었을 뿐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다. 그 정당의 주요 지도자가 살아온 삶의 이력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당의 경선과정에서 그 후보의 이력도 제법 많이 알려졌다. 

반면에 상대방 주자들의 상수는 얼른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속한 정당이 제시하는 노선과 실제 색깔이 무엇인지를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대선 일자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도 암중모색중이다. 최근 몇 달 사이에 금세 생겼다가 어느새 없어지기를, 통합했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그렇다. 주자들끼리의 격려와 비난도 거세지는 느낌이다. 그래선지, 그들의 행태는 금년 12월 대선은 차치하고 대선 이후의 정국 주도권과 다음 대선을 겨냥한 상호 경쟁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더욱이 그들이 생각하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가 무엇인지, 돋보기를 써도 보이지 않는다.

특정 정당에 맞설 진영에서는 상수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이른 시일 내에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각 독립변수의 변동에 대응할 실현가능한 각본도 아울러 내놔야 한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대선에서 각 후보자의 상수를 맨 먼저 냉정하게 살펴보자. 상수가 그들의 본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변수를 챙기자. 그래야 그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