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추 발족 통합민주당 분열 가속
국경추 발족 통합민주당 분열 가속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7.07.2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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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제3지대 신당’...시민여론이 관건
김한길-박상천 이상기류…대통합파 탈당 임박

범여권 대통합과 국민경선을 관리하기 위한 국민경선추진협의회(이하 국경추) 광주·전남본부 출범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광주지역 총괄본부장을 맡은 강기정 의원 사무실은 막판 참여여부를 놓고 입장을 조율하는 일로 분주했다.

모 현역 국회의원은 막판에 참여를 거부했고, 현직 단체장을 공동본부장으로 넣느냐 마느냐도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았다. 또 우리당 탈당파,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시민사회 이렇게 3인을 총괄본부장으로 세운다던 애초의 의도도 어긋난 모양새다.

이러한 혼란은 먼저 ‘잡탕 식 통합’이라며 합류를 거부하고 있는 통합민주당의 박상천 대표 측과의 조율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탓이다. 막판까지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가능변수를 남겨놓으려는 통합민주당 대통합파의 의도도 엿보인다.

두 번째로 통합민주당 내 우리당 선도탈당파의 합류 여부가 쟁점이 됐다. 처음에는 민주당 진영을 흔들어놓는 ‘트로이의 목마’ 역할론도 잠시 제기됐었으나 이내 박상천 대표와 한 배를 탄 것으로 규정됐던 염동연, 양형일 의원 등 선도탈당파가 관망파 의원들과 국경추에 합류함으로써 통합민주당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20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당 해체론을 고수하고 있는 박상천 대표 입장에 반해 “제3지대 세력과 논의해 우리당 친노 세력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처음으로 피력했다.

이에 반해 박 대표는 같은 날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잡탕식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통합민주당을 소통합에 머무르려 하는 것처럼 몰고 있다”며 “특히 본업인 시·도정을 내팽개치고 민주당을 쪼개 우리당에 갖다 바치려는 시장·도지사는 다음 선거나 주민소환 등을 통해 주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의 핵심으로 꼽히는 박광태 광주시장은 전날인 19일 “마지막까지 통합노력을 계속하되 늦어도 23일까지는 (탈당) 결단을 내리겠다”고 압박했다.

박 시장이 23일까지라고 못 박은 것은 제3지대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24일, 신당 창당이 27일, 신당 전국창당이 8월 5일로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경추 광주본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합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여론의 압박과 국경추의 발족으로 나머지 제 세력들도 속속 결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사태를 관망했다.

모양새로만 보면 친노 직계를 포함한 우리당 잔류세력과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우리당 탈당파가 다시 만나 2004년 분당 이전의 새천년민주당으로 회귀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여기에 시민사회 원로들의 가세가 다르다면 다를 뿐.

문제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결합인 국경추 또는 ‘제3지대 신당’에 대해 시민여론이 얼마나 우호적으로 변할지가 관건이다.

또 9월 15일로 예정된 완전국민경선까지 잡음 없이, 무탈하게 일정이 흘러갈지도 미지수. 여기에 지역적으로 보면 국경추 광주·전남본부가 국민경선 일정을 제대로 관리하는 본래의 임무를 넘어 특정 대선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외곽부대로 재편되고 있다는 일부의 오해를 벗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실제 지난 1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지지모임 ‘선진평화연합 광주·전남본부 발족식’에는 강기정, 김태홍, 김동철, 지병문, 최인기, 김성곤 의원, 이홍길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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