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잡을 때마다
숟가락 잡을 때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7.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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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등등<강정남>

날씨라고는 찌뿌둥에 후덥지근... 장마라고는 하는데 이건 장마도 아닌것 같다. 개그콘서트의 '같기도' 코너를 빌리자면 “이건 장마도 아니고, 비도 아니여....” 이말이 딱맞다. 사람들은 이런 걸 보고 건장마 라고 부른다. 구름도 회색, 하늘은 잿빛, 그저 밭에 일렬종대로 늘어선 콩잎만 바람에 나풀나풀 댄다. 아, 그 옆으로 몇줄친 고추들도 제법 길다랗게 달렸다. 짜식들.... 몇 개 따서 밥상을 차린다.

숟가락 하나가 없다면...

밥상에 숟가락을 무심코 올리려다, 갑자기 드는 생각, 만약 숟가락 하나를 덜 놓게 되면 그 모자라는 숟가락은 과연 누구의 것이라 생각할까? 남편?... 아, 그건 당연히 아니다. 오천년 역사 속에서 누려온 남정네의 숟가락 지위가 있는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아이들? 아니다, 자기들은 당연히 아니다. 왜냐! 습관적으로 숟가락 놓는 순번이 이미 내 손에서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 숟가락인 것이다. 이름을 써붙이지는 않아도 내것을 제일 마지막에 놓기 때문이다.

밥상을 차리는 사람은 난데, 나를 차리는 데는 어쩐지 서툴고, 옹색해지고 그래서 언제나 마지막이 된다. 물론 같이 먹자는 밥상에서 순번 따지고 우열 따지면서 “찌개 번호 1, 계란번호 2 ”뭐 그렇게 하자는건 아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무의식이 나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게다. 그럼 그 무의식이란 놈은 원래부터 의식이 없었을까.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우리 머리에 정리되어 박혀서 몸으로 체화되기까지 어떻게 의식이 없을수 있을까. 다 보고 듣고 부딪치고, 심지어 당하면서, 머리에서 몸으로 넘겨지는 과정에서 이미 정리되어 특별히 의식을 안 하고도 습관이라는 무의식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밥상 차리는 사람이 행복해야

오늘, 다시 광주에서는 광주, 전남의 노동자와 농민,여성, 그리고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한미FTA 를 규탄하고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한 집회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이른바 데모란걸 하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데모가 무엇인가. 영어로 데모크라시는 민주를 뜻한다고 한다. 개인의 의사 표시만으로는 이 사회가 바뀔수 없기 때문에, 공통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자고 집단의사표시를 하는것 뿐이다. 그런데 그걸 받아 안고 사회적으로 풀어야할 책임질 집단들은 외려, 사회적 해결 보다는 사회적 분쟁으로 몰아간다. 그들이야 말로 갈등을 해결하려 하지 않음으로 사회분쟁을 유발시키는 당사자들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항상 되풀이한다. 경제분야 손실과 시민의 불편을 무기로 내세운다. 경제분야 손실? 그만좀 웃겨라! 한미FTA체결 이후 우리가 고통으로 감내해야할 경제 손실은 누가 책임지는가! 시민의 불편?... 물론 좀 불편하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불편과 약간은 좀 시끄러운 소리로 인해 불편하다. 그러나 아기가 나올 때도 배가 아픈 후에 나오는 것이고 그 아이의 배고픔은 세게 울어 제끼는 울음소리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나 혼자 살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에 함께 살기 위한 조건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할 것이다.

자!  다시 숟가락으로 돌아가서... 숟가락 잡을 때마다 생각하자!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 밥상의 주인이 될 수 없는 한 우리는 행복해 질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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