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갈 길이 멀다
한반도 평화, 갈 길이 멀다
  • 곽규호 기자
  • 승인 2007.06.25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소의 눈]곽규호 편집장

한국은 평화 국가인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중국-일본-한국 등 동북아지역은 지난 1975년까지 80여년 동안 분쟁지역이었다는 주장이 있다. 일본과 중국이 한반도를 놓고 전쟁을 벌인 것이 불과 100여년 전이고 그 전쟁의 결과 한국은 일제의 식민지이자 병참기지 역할을 하게 됐다. 40년의 식민에서 벗어난 것도 전쟁의 결과였다. 이후 남북간의 전쟁과 베트남 전쟁까지 한국은 전쟁의 한 복판이었거나, 세계가 주목하는 전쟁에 개입됐다.

성인 남성들의 술자리에서 군대이야기는 여전히 시간을 때우는 최고의 안주지만, 그 이야기 속에 분단이라는 엄혹한 현실이 똬리를 틀고 있었음은 간과된다. 평화와 민주를 내세우고 집권한 노무현 정부는 본국과 무관한 전쟁터에 우리 젊은이들을 보내는 데 동의해줬고, 이제는 추가 파병까지 이야기한다.

동북아가 꿈틀거리는데...

경제가 성장하고 민주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국면, 국민이 국가에 무관심하게 보내고 있는 동안에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을 미국이 먼저 해버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 있다. 북한과 2·13합의와 공동선언을 도출해내는 와중에 미국측은 ‘휴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대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에는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성차관보가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의 초청에 의한 것이라지만 힐 대표는 오랫동안 꿈꿨던 평양 방문이라고 해 국제적으로 이번 방문 결과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서는 첫 방문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에서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는 물론, 북한 내 핵시설 불능화 방안, 테러지원국해제를 비롯한 대북 적대 정책 폐기 등을 논의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북한 내 핵시설을 매입할 수도 있다는 획기적인 방안도 제기됐다.

바야흐로 드디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가 꿈틀거리고 있지만 남측의 상황은 오히려 먼 나라 이야기하듯 변화가 없어 보인다. 정치권은 대선에 매몰돼있다. 원내 제일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국제 역학관계가 이처럼 급변하고, 남북간의 협력이 중대해지는 시점에서도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케케묵은 이념논쟁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집권 후 남북한간의 경제협력과 평화 분위기 조성은 원만히 진행될 수 있을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평화와 통일은 모두의 소망

학계에서는 벌써부터 남북간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놓고 실리를 따지고 있다. 휴전협정이 종전협정으로 대체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통일운동 세력 사이에는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거나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평화협정 조차도 아직까지 요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3일 아리랑국제평화재단이 주최한 2007광주평화회의에 참석한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는 평화협정의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정상화, 남북경제공동체 구성, 한반도 내에서의 군비축소 및 동북아 다자간안보체제 구축 등을 내놓았다. 우리는 물론 후손에게도 소중한 남북간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할 일은 쌓여있다는 것이다.

남북관계에 관한한 세계적 석학인 일본의 와다 하루키 동경대 교수는 오래 전부터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한반도가 열쇠를 쥐고 있으며 통일된 한국이 그 중심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우리 정치가 지금 일의 선후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작금의 한국 정치 상황은 집안팎으로 할 일은 많은데 가족끼리 다투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이다. 유럽연합과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동북아시아에서도 구축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라고 한 와다 하루키의 소망은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이땅의 모든 세력이 바라는 꿈일 것이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