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후원회장을 선거로 뽑아?
5·18후원회장을 선거로 뽑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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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후원회, 추대관례 깨고 경선 투표/ 지난 11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동창회관에서는 다소 '희한한'행사가 열렸다. 바로 5·18기념재단 후원회장 선출 행사다. 후원회장을 선거로 뽑는다?. 후원회의 대표는 회원들이 자연스레 추대 형식으로 뽑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 그런데 그 후원회장을 추대도 아니고 선거로, 그것도 두명의 후보가 출마해 경선이 벌어지면서 후보들이 뜨거운 출마의 변(辯)을 토해냈으니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후원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이우정씨(46·전 공동체약국)와 송선태씨(45·5·18기념재단 기획위원)로 이씨와 송씨는 고교(광주일고)1년 선후배이자 80년 당시 조선대와 전남대에서 활동한 '학원팀' 출신. 후원회원 80여명이 투표에 참가한 이날 선거는 송후보가 49표, 이후보가 23표를 얻어 송후보의 당선으로 결말이 났지만 '5·18기념재단 후원회장 경선'사건은 어쩌면 '5월 광주'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 사실 후원회 총회는 지난 2월 27일로 예정돼있었다. 전임 2대 위인백회장의 임기만료(회칙상 연임불가)에 따라 새 회장을 뽑는 이번 총회에서 "경선은 피하자"며 후보 '추대'움직임을 보이는 일부의 행동에 맞서 이후보가 '출마'를 고수해 경선에 이르게 된 것. 이과정에서 2월 총회는 연기되고 재단과 후보선출 소위등이 송기숙 교수(전남대)를 후보로 추대키로 함으로써 원만히 해결이 된 듯 했으나 송교수가 고사함으로써 사태는 원점으로 되돌아갔고 결국 이날 총회가 열리게됐다. 후원회는 지난 98년, 5·18기념재단 설립취지에 동감하는 5월관련 인사들과 5월단체대표·시민 등 후원회원 2백50여명이 보상금을 보태고 호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3억5천만원으로 재단을 설립한 뒤 이를 지원, 감시감독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기념재단 이사 15인중 4명의 선출권한을 갖고 있으며 초대회장은 김태홍 현 민주당국회의원(광주 북을)이 맡았다. 총회에서 두 후보는 유세를 통해 "5월단체 내부의 좋지 않은 모습은 후원회를 통해 씻어내고 힘있는 5월단체, 책임있는 5월단체를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그러나 이날 경선을 놓고 "대동단결 한마음으로 싸웠던 그날의 동지들이 지금까지도 단합된 힘을 모으지 못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이지 않는 시민들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않은 게 현실이다. 이같은 실망은 이날 회원들의 다짐대로 5·18후원회와 5월 관련단체들이 지난 해 이무헌 회장의 검찰 구속이후 내부 혼란을 극복하고 자랑스런 5월단체로 거듭 날 것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기도하다. 어떻든 5·18 광주민중항쟁 21주기를 코앞에 두고 보여준 씁쓸한, '광주'의 한 자화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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