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회는 있다.
아직도 기회는 있다.
  • 이상걸
  • 승인 200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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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의눈]이상걸 본지이사

고건 전 국무총리가 대권도전을 포기한 후 호남민심이 갈 곳을 못 찾고 있다. 이러한 진공상태는 이미 DJ이후의 대안부재로부터 계속되는 측면이 있다.고건 전 총리에 표심이 쏠렸던 것은 일시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고건 사퇴에 지역민심이 아쉽게 생각하기 보다는 차라리 잘되었다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는가. 대결적 정치현실과 지지율 하락에 좌절했다지만 국민적 지도자가 되려면 위기와 난관을 앞에 두고 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그는 지난 5.31지방선거당시 여당정치인들이 애절하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호남에서 50%를 넘는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참여하지 않았다. 밥상 차려주기만 기다리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여당 지지층에게 실망감만 남겼다. 북핵실험 이후에는 가을햇볕정책을 들고 나와 보수적 대북인식을 드러내면서 호남에서의 지지율마저 결정적으로 하강곡선을 탔다.

호남 표심은 개혁적 후보 선택할 것

이제 호남표심이 누구를 향하게 될까 여론의 관심이 지대하다. 고건 전 총리의 지지층은 보수적 중도층이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이들이 여당후보들보다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더 많이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은 개혁적인 어느 한 후보에게 집중될 것이다. 그것은 선거 때마다 전략적 선택으로 표를 몰아주었던 결과들이 증명한다.

지난 2002년 민주당 후보경선 때도 대세론으로 선두를 달리던 이인제 후보나 지역출신이자 동교동계인 한화갑 후보가 있었지만 한나라당과의 본선에서 유리할 후보를 선택했고 대안은 영남출신이고 개혁성이 앞서는 노무현 후보였다. 그리고 본선에서 95%를 몰아주었다.

물론 그때보다 표의 집중도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도 역시 호남의 전략적 표몰아주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나라당지지율이 15%를 넘어서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호남에서도 1, 2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한나라당은 여당보다 훨씬 내려갈 요소가 많다. 인물검증과정에서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고 실수도 훨씬 많이 할 것이다.

 개혁세력이 반한나라당 대립구도를 만들어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 여권은 당 밖에서 새 인물을 찾는데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새 인물 대망론'은 갈수록 우려스럽게 보인다.

권력의지도 약하고 검증되지 않은 아마추어로는 응집력의 뿌리가 약하고 선거구도를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내부에서 만들어야 하는데 여당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비록 지지율이 한자리 숫자이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전투의욕이 충만한 후보들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지 않을까.

개혁 밀어붙여야 지지율 회복

내부에서 대안을 찾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자꾸 외부선장론이 언급되니 기존 후보들만 죽이는 측면도 있다. 내부의 후보들 중에도 나름의 경륜과 공헌도를 가지고 있는 후보도 있고 성공한 엘리트 지도자의 이미지를 갖춘 후보도 있다.

사실 여당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은 현재 여당이 처한 구조적 질곡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누가 와도 현재 열린우리당의 간판아래서는 낮은 지지율을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이다.

여당이 낮은 지지율을 회복하고 경쟁적인 선거구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득권을 버리고 범개혁진영이 넓게 통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면 된다.

비정규직 법안의 개선이나 부동산입법, 서민경제를 위한 제도개혁조치들을 다부지게 밀어붙여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북한 핵과 평화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두가 나서서 진일보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평화협정만 체결할 수 있어도 역동성은 살아날 수 있다.

이런 것을 해낼 때 다시 국민의 신뢰를 만들고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아직도 기회는 남아 있다. 개혁세력은 한나라당과 보수수구세력이 가지지 못한 자산이 있다.

창의성과 역동성, 그리고 열정과 헌신이다. 6월항쟁 20주년을 맞아 개혁세력의 소중한 자산이 다시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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