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결과 "오히려 횡재"
감사원 결과 "오히려 횡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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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장비 구매의혹' 강진의료원 강수일 원장/ 허지사 평소 존경...3번 만났을 뿐/ 구조개혁 제대로 해낼 사람은 나뿐/ 병원장 취임 지사선거와 무관/ 누군가 천거... 밝힐수 없다/ 노조 인정하지 않고 폐업한/ 동광주병원 박중욱 좋아한다// "이번 구매건은 한 마디로 '쥐약'을 먹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사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해서는 안됩니다" 강진의료원 의료장비 고가구매를 둘러싼 '비리커넥션'의혹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강수일 강진의료원장(61)을 12일 만났다. 강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세간의 의혹을 떨쳐내려는 듯 시종 자신감에 넘쳤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서는 "오히려 횡재를 만났다"고 했고, 허경만 전남도지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존경하는 분으로 3번 만난 것 뿐"임을 강조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맞다. 오히려 잘된 일로 나로서는 횡재를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과다 지급된 돈 5억 2천만원이 다시 새로 굴러들어오게 됐으니 말이다. -잘못을 인정한다는 말인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물론 원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은 잘못이다. 하지만 어떤 비리나 부정도 개입하지는 않았다. 대영메디컬과의 입찰 예정가격은 수입원가기준이고 대영은 일본 도시바사로부터 본체와 부대장비를 55만1천달러에 본체와 부대장비를 수입한 것으로 수입면장을 제출했다. 우리는 이것을 기초로 작성한 수입원가계산금액을 믿고 9억 7천여만원을 지급한 것이다. 그런데 감사원에서 신용장(LC)을 추적한 결과 실제 수입원가는 수입면장의 절반에 불과한 미화 23만1천달러로 밝혀진 것이다. -수입면장이란 통상 세관에 수입신고가 적법하고 검사 결과, 화물과 신고서의 기재가 합치 한다고 확인될 때 내주는 수입면허증인데, 수입면장하고 실제 수입원가하고 다를 수 있나? ▶대영메디컬은 도시바사 국내 독점 공급업체로 창사 10주년을 맞아 특별히 그 제품에 한해 실거래가의 절반값에 구입하는 특전을 누렸다고 한다. 그런데 세관에서는 국내 시세 기준으로 기재하고 관세도 물린 것이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LC'가 있는지, 뭔지도 몰랐다. 전남도에서도 신용장을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감사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정가 산정을 위해 사전에 거래 실례 가격 조사를 했다면, 수입면장에 기재된 액수가 터무니 없이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았을 것 아닌가? ▶실거래가 조사도 했다. 제주의료원에서는 1996년에 대영메디컬로부터 같은 제품을 당시 8억9천여만원에 구매했다. 또 서울 세란병원에서는 같은 제품을 5억1천여만원에 구입했다고 하지만 전시용 등으로 쓰인 샘플모델이어서 가격이 낮았던 것이다. -지난해 대영메디칼이 강진의료원이 구매한 기종보다 7단계나 높은 기종인 같은 도시바 제품을 5억 4천여만원에 수입해 부산의 의료원에 공급한 거래실례도 있는데. ▶잘 모르는 일이다. -어쨌든 과다지급한 5억 2천만원은 회수할 수 있나? ▶계약서상에 대영메디컬과 수입 원가를 기준으로 그 금액이 계약금액보다 적을 때는 차액을 환수키로 약정하고, 이를 공증받았기 때문에 전액 회수에는 문제 없다. 만약 내가 1억원이라도 먹고, 이 소란을 겪었다면 억울하지도 않겠다. -입찰공고 전에 이미 업체와 기종까지 지정한 것도 의혹을 사고 있는데. ▶과거 10년전부터 도시바사 장비를 썼는데 유지보수비가 싸다는 장점이 있어 그렇게 한 것이다. 다른 장비공급업체는 팜플렛하나 가져와 본 적이 없다. -세간에는 병원문까지 닫아가며 선거운동에 나서는 등 허지사와 친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때문에 '전남도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시각들이 많다. ▶허지사는 평소 존경하는 분이다. 국회의원만 5번하고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사람에게 도지사 공천을 안 줄때는 의아했다. 그런데도 당당히 도지사로 당선됐을때는 참 훌륭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러던차에 98년 6월 지방선거에 나오자 서너차례 선거운동을 자청해서 했지만, 당시 허지사를 만나지는 못했다. 강진의료원장 3년 하면서 허지사를 만난 것은 지난해 병문안을 포함해 세번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선거운동해준지 1달만에 경쟁자가 많던 강진의료원장에 임명된 것은 뭔가 관계가 있을것 같은데. ▶원장 추천위에 누군가 천거를 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밝힐 수는 없다. 당시 부지사 친구도 경합을 벌였고, 광주 일고 선배인 전임 원장은 내게 '과장으로 와서 같이 일하자'고 했지만 거절했다. 내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원장 취임후에 '의료장비부터 볼펜까지 다 구매를 챙긴다'며 혹시 리베이트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많던데. ▶집에 가져가거나 책상서랍에 쌓아두고 있으면서 일주일도 못돼 볼펜을 타가는 직원들이 많더라. 부식도 비싸게 가져오는 등 예산낭비 요인을 없애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공개 입찰보다 싸다면 독점 수의계약이라고 해서 나쁠 건 없다는 소신이다. -끝으로 임기가 오는 6월말로 끝나는데 재임할 의향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만. 구조개혁을 제대로 해 낼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말이 의료원이지 하꼬방 아니냐. 정말 뭔가 해보고 싶다. 강원장은 노조에 대해서는 알레르기적인 거부반응을 나타냈다. 전남대의대 후배인 박중욱 전 동광주병원 이사장과 관련, "의사들이 다 좋아한다" 며 그 이유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차라리 폐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주출신으로 혈혈단신 광주로 건너와 광주일고를 거쳐 전대의대를 나온 강원장은 지난해 노조가 삭발 시위를 벌이자 역시 삭발로 맞대응하는 면모를 보여준 인물. 강원장은 이와 관련 "그게 뭔 대수냐며 나도 밀어 버렸다"고 간단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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