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상해 항공운임 인하 필요하다
광주-상해 항공운임 인하 필요하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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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이재의(나노생물방제실용화센터 소장)
장성-담양 4차선 고속도로 25.3km가 이달 7일 뚫렸다. 일명 호남고속도로 우회도로이자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잇는 고창-담양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일부구간이 완성된 것이다. 연간 700억원의 물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래 ‘길’은 지역적 특산물을 서로 교환하기 위한 경제적 필요에서 생겨났다. 그러나 고대국가가 출현하면서 군사적 목적이 더 중요해졌다. 도로의 원조는 로마시대에 건설한 아피아가도다. 길이 540km, 폭 4m의 2차선으로 포장두께가 1.5m에 달하는 도로로 향후 2000년간 유럽도로건설의 표준이 됐다. 로마는 그 후로도 광대한 지역을 지배하기 위해 8만5천km에 이르는 군용도로를 건설하여 식민지배와 문화전파의 신경망으로 활용했다.

중국 역시 군사 목적에서 전차가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 도로를 닦는다. 하지만 진나라는 만리장성이라는 수비형 방벽을 세우는데 주력했다. 흉노족으로부터 비옥하고 넓은 황하유역을 지키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진나라는 불과 13년만에 무너졌다. 만리장성이 안전을 담보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에 반해 길 닦는데 열심이었던 로마는 팍스로마나 제국을 구축하여 동로마제국이 무너질 때가지 무려 2천여 년 간이나 존속했다. 이를 두고 '수비형 국가' 보다는 길을 적극적으로 건설하고 활용한 '공격형 국가'가 더 오래 존속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경제의 급성장은 서해안시대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서해안시대의 개막은 낙후된 호남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기회는 그야말로 기회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서해안시대의 경제적 효과는 수도권과 인접한 인천, 경기와 충남 일부지역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영종도 국제공항, 인천항, 평택항, 당진항 등에는 물류투자가 활성화되는데 비해 호남쪽은 요란한 구호에 비해 실질적인 투자 움직임은 미미하다.

여기서 한 가지 호남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 있다. 중국과 한국을 취항하는 항공운임에 관한 문제다. 올해 8월부터 인천-청도 간 항공운임이 45만원에서 20만 원대로 대폭 낮아졌다. 서울-제주 간 항공료가 18만6천원인데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 이용객이 상당수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런 결과는 올해 6월 한국과 중국정부가 체결한 한중항공회담의 산물이다. 인천-청도 구간을 1단계 시범지역으로 선정하여 운임과 취항편수를 자유화시켰기 때문이다. 운임이 낮아지면 자연히 이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과 물류이동이 증가하게 돼 있다. 항공료인하는 정책적 수단만으로도 공항 항만 철도 도로 등 하드웨어 건설에 소요되는 엄청난 투자비 부담 없이 물류활성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광주-상해 항공노선은 여전히 45만 원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이 인천-청도 노선에 비해 2배 이상 운임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관계당국은 ‘시장논리’에 따라 그런 것이라는 설명 외에 명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광주-상해노선이 20만 원대로 낮아진다면 지금보다 보따리장사를 비롯해 물류이동도 훨씬 많아질 게 분명하다. 어찌 보면 광주-상해간 고속도로를 하나 놓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지역주민과 상공인들,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하루속히 이 노선의 항공료 인하운동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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