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상처를 치유하자
도시의 상처를 치유하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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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김형수(일상예술창작센터 사무국장)
며칠 전 문화관련 프로젝터를 시작하면서, 전체 참여자들과 함께 워크숍을 화순 부근으로 간적이 있다. 서로가 어떤 일을 하였는지,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는지 중요하진 않았다.

워크숍 프로그램 중 전체 사업부분의 딱딱한 텍스트들도 있지만 분야별 담당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사업 설명들이 있었다. 서로의 교감과 함께, 저녁 워크숍 내용 중 가슴에 와 닿는 좋은 프로그램을 경험 할 수 있었다.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건물들

마치 미술치유를 경험한 듯 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개념의 경험이었던 것 같다. 전체 내용을 제목하자면 “공감각으로 만나는 우리”라는 내용으로, 브라질 작가 Lygia Clark의 방법으로 진행하였는데, 이것은 자신이 고안한 사물을 매개로 관객들이 신체적인 상호 소통에 참여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왜 그분이 리지아클릭의 방식으로 소통하게 되었는지를 설명을 하고, 비닐캡을 이용하여 스스로 극한 호흡 상황에서 나의 모습을 보았고, 뫼비우스 띠를 이용하여 상대방과 함께 이성적 접촉이 아닌 원초적인 본능과 보이지 않는 촉감을 통한 소통과 교류를 충만하게 할 수 있었다.

그 중에 내게는 준비가 되지 않아서 힘든 시간이었지만, 사람들 스스로가 서로 치유할 수 있는 소통의 방법도 있었다. ‘장미창’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마지막 순서는 누워있는 사람들 무리들에게, 둘러싸인 모든 분들이 손을 이용할 수도 있고, 신체를 통해 마음으로 상처를 눌러주었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게 하고, 어떤 어려운 점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손길 하나하나가 서로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순간들임은 분명했다.

이 경험을 통해 고민해 보는 건, 최근 도청 주변에 문화의전당 건립을 위해 주변의 건물들을 철거를 1년이 넘게 진행하고 있다. 주변의 일상 생활사나 고층 건물들은 물론 많은 역사적이나 모든 흔적들이 사라지고 있다.

하루하루 건물들이 사라지고 도시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이것 또한 도시의 상처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들이 든다. 시내 한복판에 건물들을 철거하고 새로 지어야만 했던 것일까? 문화의 전당을 통해 이러한 역사적 기록들은 대체가 되는 것일까?

부서진 잔해마다 기억을 가졌다

전당 건립 부지의 기록들은 거주하는 주민들의 역사이면서, 도시의 조각조각 구성요소 였던 것인데, 너무도 쉽사리 사라져 가고 있다. 그 도시의 상처들은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사람처럼 대화하고 풀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문화의 전당을 잘 만든다고 해서도 쉽게 치유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이면 철거부지에서는 문화예술 기획자들과 작가 분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여 ‘정킹’이 이루어진다. 철거 잔해물들을 수집하고 기록하면서 작가들과 함께 상처를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작업들이 이루어 질듯 하다.

이 같은 소소한 행사들로 시작하여서 내년까지의 철거기간과 전당 건립 중에도 이러한 작업들은 잊혀지지 않았으면 한다. 부서진 잔해 하나 하나에도 소중한 기억이 있을 것이고 도시의 잔상을 담고 있음은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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