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식물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국민은 식물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 김범태 시민/객원기자
  • 승인 2006.1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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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지금이 하야해야 할 적절한 시점이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관련 발언으로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이 혼란스럽다. 아무리 좋은 뜻으로 해석을 하려해도 도무지 해답이 나오지 않고 불안만 가중시키는 느낌이다.

군자는 말을 아껴야 하거늘...

대통령의 임기와 관련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수 차례 있어 왔다는 점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임기 말 권력 누수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파장을 익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 계산된 각본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야 말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적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국정 공백을 염려하는 국민들도 있겠지만 수없이 혼란한 정국을 경험한 바 있고 참여정부 들어서도 이미 탄핵으로 인한 국정의 공백을 한 번 경험하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국민들이기에 국정 공백으로 인한 혼란이라든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이번에 하야를 함으로써 새로운 정당이나 인물이 나와서 국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일부 정권욕에 집착한 정파들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낮음을 기화로 정국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해 대통령이 하야 성명을 발표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민적 지지는 물론 여당으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터에 자리에만 연연하여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요, 정국을 더욱 혼란으로 끌고 갈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대통령의 하야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한다.

일은 시작할 때와 마칠 때가 있는 것

필자는 열린우리당 창당발기인이다. 지금도 기간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경선 당시부터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고 특히 광주경선을 하루 앞둔 2002년 3월 15일 '광주·전남 교수·지식인 266인 노무현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경선 당일에는 경선이 열리고 있는 염주체육관 앞에서 전남도청이전 반대 광주·전남 통합추진위 공동대표 자격으로 당시 유력한 후보였던 H모 후보를 반대하는 홍보전단을 대의원들에게 나누어 주며 노무현 후보 지지운동을 했다. 그런 탓에 요즘 많은 주변사람들로부터 국정파탄의 원흉이라는 농담 섞인 얘기까지 듣고 있는 터라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 차원에서 지금이야말로 하야해야 할 적기라고 생각된다.

이유야 어쨌든 임기를 다 채운다고 해도 지금의 정국이 더 나아지리라는 보장이 없고 실타래처럼 꼬인 정국이 국익의 입장에서 풀릴 수 없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결단을 통해 자리에 연연하는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여 마지막으로 국민에 대한 떳떳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치권이 말로만 외치는 민생챙기기가 아닌 진정으로 국익을 생각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생산적인 정치를 촉구하는 측면에서도 대통령이 하야를 하여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는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드는 것

이제 임기 1년여를 앞둔 시점에서 국정에 대한 미련을 가지려 한다면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국민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을 수가 없는바,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으려 하지 말고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정부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길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모든 일이 때가 있는 만큼 이 호기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더구나 지금은 87년 당시의 시대정신에 따라 개정된 헌법의 개정 문제를 비롯해 정치개혁에 대한 많은 국민적 요구가 있음을 직시하여 이러한 정치적 과제에 대한 마무리를 한다는 차원에서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여야를 포함하여 중립적 인사들로 정치개혁을 위한 기구 구성을 하는 것으로 임기를 마무리 해 줄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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