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시대, 새로운 시민미디어
컨텐츠시대, 새로운 시민미디어
  • 이상걸
  • 승인 2006.11.29 00:0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소의 눈]이상걸(본지이사, 영상미디어단장)
우리나라는 1200년대 고려시대에 이미 금속활자를 발명하였다. 이는 세계 최초로서 서구보다 200년이나 앞섰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신문의 역사는 서구에 비해 훨씬 뒤진다. 세계 최초의 일간신문인 [라이프치거 차이통겐:Leipziger Zeitungen]이 독일에서 나온 것은 1660년의 일이었으며 18세기로 넘어오면서 각국에서 일간지가 발행되는 동시에 근대신문의 기초가 구축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근대언론의 시작이라는 한성순보가 만들어진 것은 200여년이 뒤진 1883년이다. 이렇게 볼 때 기술 그 자체가 언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필요가 있어야 발전한다. 서구에서는 당시 종교개혁, 르네상스, 신대륙의 발견 등으로 문화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뉴스와 정보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것이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미디어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신문과 인터넷, 인터넷과 통신, 인터넷과 방송, 유선과 무선이 서로 변환하여 융합되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시행될 IP-TV만해도 지금의 케이블과 위성까지 100여개의 채널을 1,000여개로 늘려놓아 그야말로 다채널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디지털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이제 중요한 것은 컨텐츠이다. 미디어융합은 다채널 멀티미디어의 무한경쟁이며 거꾸로 1인미디어시대의 출현을 예비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더욱 우위에 서는 시대를 의미한다. 이제 채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중요하다.

금속활자를 먼저 별명하고도 활자매체의 활용은 뒤쳐져야 했던 지난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문명진화에 활용하는 사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공중파 방송사들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방송사관계자들로부터 공공연히 나오는 말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다채널시대가 열리고, 매머드 통신회사들이 방송에 진출한다거나, 한미 FTA가 성사되면 방송시장에서 벌거벗은 채 외국자본과 겨루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외부적 위기보다 더 큰 것은 내부에 있다.

환경이 급변하는데도 변화할 줄 모르는 구성원들의 자세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방송시스템을 혁신하고 방송편성에서 공익성을 강화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청률에 발목이 잡혀 요지부동이라는 것이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 제도권 공중파 방송은 스스로도 부인할 수 없듯이 체제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수단으로 기능한 적이 있다.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시민들의 공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방송을 개혁해야 했지만 사회운동은 이점에 특별히 주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방송개혁의 과제는 근본적으로 실현되지 못한 상태다.

지금 우리 방송은 공공의 이익보다는 오히려 상업주의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영리성이 방송편성의 제일기준이 되고 있고 지역민을 위한 방송을 주창하면서도 지역프로그램 편성비율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새로운 시민미디어로서 대안방송이 시작되어야 할 이유이다.

물론 MBC나 KBS를 개혁해서 진정한 공영방송의 의미를 되찾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MBC나 KBS가 공영방송으로 제자리 찾기를 잘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도 새로운 시민미디어로서 대안방송이 존재해야 한다.

인터넷의 발달, 캠코더나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이미 개인미디어 시대가 활짝 열렸고 시민미디어 출현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아울러 전국에서 건립되는 미디어센터는 시청자의 미디어액세스권 실현을 위한 생산 공장이자 전초기지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시민미디어는 기존 방송논리를 따라서는 안 된다.

오히려 대안미디어로서 자본과 중앙권력에 대응하는 성격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시민사회에 기반을 둔 독립시스템, 인디저널리스트의 네트워크로 우뚝 세워야 한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나마다 2006-12-04 17:57:06
    MBC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뭘 잘못하고 있는지 맥을 집기는 커녕 그저 MBC나 KBS가 공영방송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자신의 주장만 나열하는 바람에..마치 한나라당의 주장과 동일한 소리를 한 것처럼 보이네요.
    결론을 억지로 주장하게 되면 주장의 일관성을 잃어 버립니다. 논제를 억지로 정했다는 느낌이..

    임정규 2006-11-30 07:57:40
    엄중한 정치*경제적 핫이슈들이 산재해 있지 않습니까?
    FTA문제,북미대화와 6자회담,정치상황등 현안에 대해 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