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을 보여다오
'몸통'을 보여다오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6.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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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서둘러 사태진화에 급급
‘도마뱀 꼬리 잘라내기’
광산구 S중학교 리베이트 의혹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를 대하는 광주시교육청의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S중학교를 시작으로 비슷비슷한 의혹들이 고구마 덩굴처럼 제기되고 있으나 시교육청은 강도높은 감사를 벌이기는 커녕 축소˙은폐모드로 돌입한 듯 하다.

이영찬 부교육감은 지난 29일 해명성 기자회견에서 “S중 파문의 당사자인 박 모(59) 교장과 윤 모(51)행정실장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사, 구매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윤영월 서부교육장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인 뒷돈 수수의혹과 직접 연관이 없는 곁가지”라며 두둔하고 나섰다.

해당 학교의 비리일 뿐 조직 전반으로 비화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인사, 구매 청탁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도 없다.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는 S중학교에 650만원의 리베이트를 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I업체가 또 다른 S중학교에도 4천만 원 이상의 가구를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리베이트 의혹 등 광주시교육청이 공개 감사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광주 YMCA는 교육계의 자정노력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학교비리, 부정 신고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교육청이 할 일을 시민단체가 대신하면서 더욱 우스운 모양새가 돼버렸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청이 비리의 ‘몸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시중에서 2만원 하던 의자가 교문만 들어서면 어떻게 5만원으로 변하는지, 공장도 없는 ‘가방업체’가 어떻게 신설학교 교구 납품을 독식할 수 있었는지, 인사, 구매 청탁은 비리 축에도 못 드는 것인지, 10~20%의 리베이트는 도대체 어디로 흘러갔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덮자고만 하지 말고 부패와 비리의 사슬을 끊고 교육계 정화의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 교육청이 ‘3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라는 멍에를 벗어던지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제기된 의혹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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