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도론' 대응법
'대수도론' 대응법
  • 이상걸
  • 승인 2006.08.16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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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의눈]이상걸 시민의소리 이사
대수도론은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의 세 자치단체가 투자유칟경제살리기·지역개발사업 등에 협력과 연합을 하여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작년말 수도권규제철폐 및 대체법안을 상정하며 제기하기 시작하였고, 도지사에 당선된 뒤 수도권 단체장들이 만나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수도권의 훌륭한 사회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첨단분야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공장을 증설하고자하는 대기업들의 이해요구가 강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나 공공기관이전 등으로 서울의 위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수도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지방의 자치단체장들과 분권운동세력들이 당연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으로부터 그만큼 빨아먹었으면 되었지, 또다시 지방을 도외시하고 수도권만 비대해지겠다는 중앙집중적 발상아니냐"라고 주장한다.

지방분권운동에 열심인 M교수가 필자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이제 분권운동 관련일은 조금 쉬고 싶었는데 또 나서야하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냐"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분권과 균형발전정책을 기초하는 작업에도 참여하였고, 한나라당 등 중앙집권론자 들의 주장에 의해 분권정책이 장애에 부닥칠 때마다 어김없이 투쟁의 맨 선두에 서서 뛰어 다녔던 그다. 그의 전공은 경제학이다. 경제학교수로서 이 땅의 경제정의를 실천하자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민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다 수년전부터 지방분권운동에 뛰어들어 분권과 균형발전이 이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게 되는데 일조하였고 자타가 공인하는 지방분권전도사가 되었다.

수도권 규제철폐법안과 대수도론이 또다시 중앙집중과 지방분권간의 한판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솔직히 대수도론을 반대만 할 일인가 다시 생각해본다. 대수도론이라는 말이 가진 수도권만의 비대화 이미지를 걷어내고 수도권도 지방으로서 그 지방단체들의 협력과 통합, 기업투자의 활성화 모색이라고 한다면 굳이 반대만 할 일이 아니고 지방도시들의 연합·합병이 지금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국제관계의 주체가 국가에서 대도시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도시권의 경쟁력 향상에 각 나라가 몰두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과 세계 공장의 블랙홀 중국은 진즉부터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지방으로의 과감한 권한 이양과 성장관리정책으로 전환해서 경쟁력을 높여 왔다. 우리도 국제경쟁력을 위해 거점지역별로 지방도시간 협력과 연합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 호남 충청 영남 부산 등의 권역으로 거대 연담도시들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지방여건이 전혀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지방이 아직도 고사위기이고 자체적인 성장동력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이다. 지방에도 경쟁적으로 대기업이 유치되고 자본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사회적 인프라가 턱없이 모자란다. 이제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시설과 물자와 인력의 이동이 진행 중이다. 지방도 인재가 모이고 기업이 투자처로 눈독을 들일 환경이라면 수도권 지방단체들이 협력이 아니라 통합을 한다 해도 탓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수도론이 지금 당장 수도권규제철폐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규제철폐는 지방화 정책의 포기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수도권규제완화는 당장 효과가 발생하지만 지방의 성장을 위한 정책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및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 등으로 지방화정책의 구체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2010년대 초반 이후에라야 수도권의 규제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때를 대비하여 지방도 수도권 유입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획기적인 유인책을 제시하고 기업투자환경을 조성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M교수는 요즘 다시 바빠졌다. 대수도론을 반대하고 규탄하는 토론회 등에 단골 연사로 불려나간다. 그는 오늘도 절규하듯이 외친다. "수도권아 너희도 이제 자립하거라, 언제까지 지방의 희생에만 의존해서 살려고 하느냐." 경제학자로서 냉철한 이성에 집착하기 보다는 뜨거운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는 세월을 살수 밖에 없게 하는 척박한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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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주 2006-08-22 10:36:11
    대수도론을 외치는 팀들의 숨은 의도가 어디에있는지를 국민들이 알아야하는데
    .......그래도 쪽수가 많은 수도권쪽이 표를 몰아주는 힘이 있으니 위정자들이
    그리 할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