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를 잡아라
미디어를 잡아라
  • 이상걸
  • 승인 2006.07.31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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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의눈]이상걸 시민의소리 이사
시민운동에 시민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왜일까? 시민참여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한국의 시민참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다만 그 방법이 변하였고 노는 물이 달라졌다. 80년대는 사람이 많이 모여야 성공한 집회였다. 학생시위 때 도서관옥상에 밧줄을 내걸고 매달리는 장면도 있었다.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다. 87년 대선 때 각 후보들은 한번에 100만의 인파가 모이는 유세전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지금 시민운동의 행동방식을 보면 기자회견과 1인시위가 주종를 이룬다. 요구사항을 적은 피켓을 들고 영상미디어에 노출되면 수백 수천의 사람이 모인 효과나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운동도 미디어시대에 조응하여 운동방식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겨우 따라갈 뿐 새로운 멀티미디어세대의 관심과 취향에는 한참 뒤쳐져 있다. 그 이유는 시민사회단체의 간부와 활동가들이 멀티미디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활자미디어를 주로 접하고 산다. 그래서 영상미디어를 직접 다루거나 홍보활동에 적절히 활용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그 결과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 미래를 개척하지 못하고 새로운 대중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대중은 주로 어디에 있는가? 블로그나 까페, 싸이월드, 메신저에 몰려 있다. TV토론때 인터넷게시판을 달구는 네티즌들의 열기, 각종 포털싸이트에서 뜨거웠던 황우석논쟁등을 보면 한국사회 정책결정과정의 영향력있는 집단으로 네티즌을 꼽는데 이론이 없을 것이다.

시민운동이 확 달라져야 한다. 사무실이나 거리에서만 기다리고 있어서는 새로운 시민들을 만날 수조차 없다. 새 세대들을 시민운동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민운동활동가들 스스로부터 미디어활동가로 거듭나서 미디어운동을 중심수단으로 할 필요가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멀티미디어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블로그나 싸이, 자게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을 인디저널리스트로 양성하여야 한다. 회원들에게 장비조작과 미디어체험교육을 하고, 디카동호회 VJ동호회를 만들고, 그들에게 활동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시민운동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회원들의 독립적 미디어활동은 그의 가족과 친구들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공통의 관심사별 대안미디어까지 영향력을 확장할 것이다. 디카나 핸드폰, 캠코더로 동영상뉴스를 제작하여 블로그나 싸이월드등에 1인 미디어를 만들고, 이들이 모여 시민단체의 홈페이지를 인터넷뉴스와 동영상을 결합한 새로운 미디어로 성장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영상장비의 확산과 녹음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혼자서도 충분히 동영상뉴스를 만들 수 있다. 미디어수용자에서 미디어공급자가 되는 것이다. KBS의 하루 뉴스 꼭지가 3-40개에 불과하다. 인디저널리스트들의 뉴스컨텐츠는 수천, 수만 개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환경이 기존언론에 대항하는 대안미디어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캐이블채널과 시민방송 등을 통해 퍼블릭악세스의 경험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시민운동 활동가들의 관심과 의식전환이 긴요하다. 시민운동의 주요 동력이 민주화운동세대였다면 이제 정보화세대로 대체되어야 마땅하다. 사무실이라는 정주공간개념에서 인터넷과 미디어라는 유동공간의 개념으로 이동하여야 한다.

5년여전부터 인터넷 뉴스매체들이 '모두가 시민기자'라는 슬로건을 들었다. 이제는 '모두가 인디저널리스트'라는 슬로건으로 바꾸면 어떨까? 인디저널리스트가 10만이 될 수 있다면 시민운동을 바꾸고 우리사회의 권력지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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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용민 2006-08-02 09:58:12
    어느날부터인가 미디어 기사도 사라지고 지역 기업비판기사도 사라지고...어인일 인가? 멀리 객지서 독자가